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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취임사가 가짜뉴스" 비난에…文, 취임사 문구로 반격

중앙일보 2021.02.08 17:23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문 대통령의 취임사야말로 가짜뉴스의 ‘성지순례 코스’가 됐다”고 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비판에 대해 자신의 취임사 문구를 인용해 대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상황인 만큼 범국가적 역량 결집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힘”이라며 “위기도, 위기대응도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표현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이라는 문구는 2017년 5월 10일 자신의 취임사에 등장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부동산 정책 등 정부의 실기 때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는 표현을 활용해 공격 포인트로 삼아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취임사를 인용한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해당 표현을 사용하며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 신종 감염병으로 이토록 오랫동안 전 세계를 휩쓴 적이 없었다. 방역 대책으로 이토록 오랫동안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적도 없었다”며 “정부가 네 차례의 추경과 세 차례의 재난지원금 등 전례 없는 확장 재정 정책으로 위기에 대응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특히 정치권이 정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자신의 취임사를 활용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가짜뉴스가 됐다’고 비판한 김종인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코로나 상황으로 취임사에서 정국 구상을 밝혔던 4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됐다”는 취지로 반박한 셈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희대의 가짜뉴스라는 격앙된 비판까지 나올 지경”이라며 “제1 야당을 동반자로 여기기는 커녕 법안 일방처리 등으로 철저히 무시해오고, 심지어 합리적 의심에 기초해 사안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주장에 법적조치 운운하며 겁박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 ‘특권 없는 반칙없는 세상 만들겠다’, ‘지지 여부와 관계 없이 유능한 인재 삼고초려하겠다’는 등 문 대통령의 4년 전 취임사를 소개하며 “대통령의 말을 가짜뉴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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