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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때린 나경원 "4년전 김명수 임명 동의하지 않았나"

중앙일보 2021.02.08 11:39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 가결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 가결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오종택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 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었거든요.”
 
8일 라디오에 나온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사회자가 김 대법원장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뜸 안 대표 얘길 꺼냈다. 나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이 표를 몰아주면서 (동의안이) 통과됐을 때, 지금 이런 상황이 예견됐던 것”이라며 “안 대표가 야권 후보로 열심히 뛰는 게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2017년 9월 국회에서 찬성 160인, 반대 134인으로 가결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121석으로, 국민의당(40석) 의원 중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됐는데 나 전 의원이 이를 꼬집은 것이다.
 
안 대표는 최근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던 터였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도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이 거대 괴물 여당과 눈치만 살피는 ‘쫄보 수장’의 합작품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김 대법원장은 그만 거취를 결정하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나 전 의원의 직설 화법에 대해 야권에선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신경전이 본격화 됐다”는 말이 나온다. 나 전 의원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 다른 주자들도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국민의힘 경선 참여’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안 대표가) 스스로 불안정하니까 이 얘기했다 저 얘기했다 하는데, 그런 얘기에 끌려다닐 수 없다”며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당선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입당할 수 없다고 한 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양반(안 대표)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식이 안 돼 그러는지 모르지만, 국민의힘이 4·15 총선 때와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안 대표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이 그대로 써준 대로 읽은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4일 라디오 인터뷰)고 지적하는 등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앞서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이나 경선 참여 여부가 결론 나기 전만 해도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 대표에 대한 공격은 최대한 자제하자”는 기류가 있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국민의힘 후보 대 안 대표’의 단판 승부로 좁혀가자 공세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후보’는 다음 달 1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그 3일 후인 4일에 결정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설 연휴를 전후로 안 대표의 공약이나 행보에 대해 견제구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대표 측은 “제 살 깎아 먹기”라고 반발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야권 단일화의 파트너 격인 후보에게 무분별한 공세를 이어가는 게 유감스럽다”며 “4년 전 누가 김 대법원장 임명에 동의했는지를 놓고 지금에 와서 진흙탕 싸움을 벌일 때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총구가 엄한 곳을 겨냥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영세 의원은 “우리당 후보가 되는 게 최선이나, 김종인 위원장이 (민주당 후보도 아닌) 안 대표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서울시장을 여권에 상납하는 일만은 피하라는 것이 우파 정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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