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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부족해”…현대차 빼고 글로벌 빅5 다 감산

중앙일보 2021.02.08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을 줄이는 완성차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 상위 5개 완성차 업체 중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 차질을 빚지 않는 곳은 현대자동차·기아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번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현대차·기아도 머지않아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르노-닛산 일부 공장 생산 중단
현대차 “재고 6개월분은 안돼”
수급난 장기화 땐 차질 가능성

폴크스바겐·도요타와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한 곳과 모로코·루마니아 공장에서 며칠 동안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르노삼성은 “재고가 많이 남아있고 일단 2월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한국GM은 최근 부평 2공장의 일일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 같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의 생산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이번 반도체 수급난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생산 능력 부족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ST마이크로나 네덜란드 NXP 등은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만 하고 생산은 TSMC 등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직접 생산도 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30~40나노미터(㎚·10만분의 1m) 공정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있어,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제품에 탑재하는 10㎚ 이하 반도체보다 양산이 쉽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융합전자공학부)는 “차량용 칩은 주로 감가상각이 빠진 공장에서 주로 양산한다”며 “최신 반도체 공정을 가진 삼성전자나 TSMC에서 차량용 칩을 생산할 필요도 없고 생산해도 수지도 안 맞는다”고 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빅 5’(도요타, 폴크스바겐, 르노-닛산, GM, 현대차·기아) 중 생산 차질을 빚지 않은 곳은 현대차·기아만 남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달 27일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생산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한 상황이지만, 향후 3~6개월분의 재고가 준비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00년대 들어 브레이크·변속기 등에서 유압식 장비 대신 전자식 장비를 도입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반도체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던 요인이다. 또 현대오트론 같은 계열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반도체 설계를 시작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현대차가 과거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 방침을 반도체에서도 추구한 게 이번 사태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급사태가 올해 6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가 그때까지 견딜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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