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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니 프리미엄으로…설 ‘선물 경제’는 대박

중앙일보 2021.02.08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코로나19에도 고가의 백화점 선물세트 매출은 크게 늘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이 선물세트를 고르는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코로나19에도 고가의 백화점 선물세트 매출은 크게 늘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이 선물세트를 고르는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설을 앞두고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생활필수품이나 간편식(인스턴트식품) 대신 한우·건강기능식품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급증했다고 백화점 업계는 전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돕기 위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서 정한 국산 농·축산물의 선물가격 상한을 한시적으로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다.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비대면으로 선물을 전달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설 선물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 ‘170만원 한우세트’도 완판
생필품 대신 와인·과일·건강식품

현대·신세계 온라인 선물 매출 늘어
“집콕 보상받자” 소확행 대신 큰확행

7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설 선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51%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50만~400만원의 고급 와인 선물 세트를 선보였는데 준비한 물량의 약 70%를 팔았다. 100개 한정으로 내놓은 170만원짜리 한우 세트는 모두 팔았다.
 
신세계백화점은 55만원짜리 한우 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30만원짜리 영광굴비 세트 매출은 78% 늘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품목 판매 순위를 집계했더니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20만원이 넘는 세트였다고 설명했다.
 
설 선물세트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소고기·과일·건강기능식품 등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업계는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건강기능식품과 차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농산물 매출은 53% 증가했다. 한우(52%)·주류(48%)·수산물(45%)도 설 선물을 고르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현대백화점에선 한우 매출이 56% 증가했다. 과일(52%)·굴비(51%)·건강기능식품(50%)의 매출 증가율도 높았다.
 
설 선물 품목별 매출 증가율

설 선물 품목별 매출 증가율

롯데백화점에선 청과(51%)·주류(45%)·수산(43%) 품목이 잘 팔렸다. 반면 인스턴트식품이나 생필품 등으로 구성해 가격대가 낮은 선물세트 판매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은 10만원 이하의 인스턴트 상품 선물세트 매출이 13%, 생필품 세트 매출은 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설 선물세트 구매도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닷컴·현대H몰 등 온라인몰에서 판매한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온라인몰에서 관련 상품 매출이 67%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소비’와 ‘보상 소비’가 늘면서 생활 가전이나 프리미엄 상품도 잘 팔린다고 백화점 업계는 전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해외여행 같은 ‘경험 소비’를 못하게 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이나 명품 같은 프리미엄 소비에 매달리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프리미엄 시장의 소비(규모)는 유지되거나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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