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개원 90주년

4회 연속 상급종합병원 지정
응급의료기관 평가 최고 등급
환자 친화적 진료시스템 성과
환자 안전성·편의성 향상에 역점
올해 8월에는 진료비 결제 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진료비 하이패스’를, 12월에는 신속한 병상 배정을 가능하게 하는 ‘병상 자동배정’ 시스템을 도입한다. 황대용 건국대병원장은 “매달 고객 불만 사례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한다”며 “직전 해보다 불만 사항이 10% 이상 감소하는 반면 환자 만족도 설문 결과 점수는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장비 확보로는 진단의 질을 높였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에서 올해 도입한 ‘비침습적 EGFR 폐암 유전자 검사’는 이계영 센터장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유전자 검사법으로, 1~2일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조직 검사에 걸리는 시간(2주)을 단축해 환자의 불안감을 낮추고 짧은 기간에도 병세가 악화할 수 있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방사선량을 기존보다 30% 낮추면서 2㎜ 단위의 병소까지 정밀하게 영상화하는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기(PET-CT), 기존 시스템 대비 검체 처리 능력이 1.5배 높고 24시간 가동이 가능한 최신 진단 검사 장비도 활용한다.
석학 교수와 젊은 의료진 시너지
연구 인프라를 발판으로 한 젊은 교수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논문으로 의학 트렌드를 이끈다. 최근 1년간 발표된 굵직한 연구로 ‘레이저를 이용한 새로운 결막낭종 제거술’(안과 신현진), ‘방광 내 소변량을 알려주는 패치 특허’(비뇨의학과 김아람), ‘세계 최초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후 전외측 인대 치유 분석 보고’(정형외과 이동원), ‘활액막 유래줄기세포와 미세입자 지지체 관련 연구’(정형외과 이준규) 등이 있다. 미국 의학 논문 평가 기관에서 정형외과 분야 최고 전문가로 선정된 정석원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분류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건국대병원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연구 인프라 투자·확충을 계획한다. 2011년 임상의학연구소를 설립해 역량을 강화해 온 병원은 임상시험센터, 인체유래물은행, 연구지원센터 등 7개 센터에서 대규모 임상시험과 국책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지원이 결실을 보며 건국대병원 의료진의 논문이 인용 지수가 높은 SCI·SCIE급 저널에 게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건국대병원의 SCI급 논문 주저자 게재 수는 2011년보다 37%가량 증가했다.
최근 병원은 ‘체외진단 의료기기 임상적 성능시험 기관’에 지정됐다. 성능시험에 필요한 까다로운 시설, 검사장비, 전문 인력의 숙련도 등 조건을 갖췄다. 첨단재생의료시설기관으로도 지정받을 예정이다. 세포·유전자·조직공학 치료 등을 융합해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분야다. 황 병원장은 “최첨단 시설이 필요한 줄기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공학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개원 90주년인 2021년을 재도약의 해로 삼아 미래 발전 전략을 수립해 10년 후인 100주년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