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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원가 연계형 전기료’ 저탄소 생태계 전환의 시작

중앙일보 2021.02.08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강창현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강창현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즉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했다. 유럽연합(EU)은 탄소 국경세 도입을 예고 중이다. 선진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자국이 정한 감축 기준을 신흥국이 적용하도록 탄소 감축 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기후변화가 강력한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면서 환경규제라는 새로운 통상압력이 생겨난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선진국은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수립·실행 중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탄소배출량 증가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미진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한국 경제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그러나 전기요금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공공요금인 탓에 물가 불안을 우려해 경직적으로 운영됐다. 그 결과 지속적으로 잘못된 가격 신호를 전달했다. 에너지 효율 향상이나 중화학·철강·자동차 등 에너지 다소비 중심의 산업구조 개선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후변화 이슈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저탄소형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전기요금이 필요했다. 올해 달라진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면 연료비 조정 요금과 기후환경 요금이 새로 반영됐다. 앞으로는 한전이 연료를 구입할 때 지출한 비용에 맞춰 주기적으로 요금이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고,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등 탄소 감축에 사용되는 전기요금 비중을 알 수 있게 됐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과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고 수출 주도형인 한국 산업 구조상 염려는 당연하다. 그러나 가격은 재화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적정하게 반영해야 한다.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되거나 인하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연동제에는 급격한 요금 변동, 빈번한 조정을 제한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올해가 탄소중립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이 글로벌 경제 속에서 국가의 생존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원가 연계형 전기요금제와 기후, 환경요금 분리고지는 한국의 저탄소형 산업생태계 전환을 위한 적절한 정책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강창현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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