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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이재명 기본소득..때릴수록 강해진다

중앙일보 2021.02.07 20:57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대권주자 독주하는 이재명..기본소득 주장이 코로나로 급부상
전국민 현금지급하는 보편복지..포퓰리즘에서 세계적 화두로

 
 
 
 
 
 
1.
이재명 경기지사가 연일 외치고 있습니다.
 
‘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행정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7일 페이스북)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주장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비판한데 대한 반박입니다.  
 
2.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에서 이낙연이 이재명을 이기긴 힘들어 보입니다.
 
일단 이낙연의 주장은 일부만 맞습니다.  
알래스카는 40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주고 있습니다. 석유수출로 번 돈을 모든 주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눠줍니다. 그 밖에 몇몇 나라에서 시범실시했습니다.  
 
중요한 건..코로나 이후 매우 많은 나라들이 기본소득을 도입하려고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알래스카 외에 하는 곳이 없으니까 안된다’는 단편적인 주장입니다.  
 
3.
기본소득이란 기존 복지와는 규모나 성격이 완전 다른 차원입니다.
 
‘기본소득’이란..모든 개인(가구가 아니라)에게/아무 조건 없이/일정한 금액을/(국가가) 계속 주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현금을 받습니다. 일시적으로 부족하거나, 부분적으로 모자란 곳을 메워주는, 특정 목적달성을 위한 복지가 아닙니다.  
 
4.
이재명 지사는 오래전부터 기본소득을 주장해왔습니다.  
 
2016년 성남시장 당시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실시했습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 ‘기본소득’을 주장했습니다.  
당시만해도 ‘포퓰리즘’이란 비난이 많았습니다.  
 
5.
코로나가 터지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이재명은 2020년 4월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그 영향을 받아 정부도 당초 선별지원에서 방침을 바꿔 1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줬습니다.
 
경기도는 이번달에도 2차 재난기본소득을 전 도민에게 나눠주기위해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반응이 좋습니다.  
 
6.
팬데믹은 속성상 기본소득 개념과 맞아떨어집니다.
 
코로나는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백신이 나왔지만 공급이 모자라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팬데믹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는 모든 나라, 기업, 개인에게 급격하고 충격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코로나는 빈부격차 정보격차 등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킵니다.
 
7.
초유의 충격과 급변을 기존 제도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많습니다.
 
이재명의 주장과 행동은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서 무기력한 개인,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사이다’로 통했습니다.  
그바람에 작년말부터 이재명 지지율을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갤럽조사에선 차기지도자 선호도 27%로 단연 1등입니다. 이낙연 10% 윤석열 9%에 불과합니다.  
 
8.
그래서 이낙연이 이재명을 견제합니다.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재명의‘기본소득’을 포퓰리즘이라고 때립니다.  
 
그러나 이재명의 ‘기본소득’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코로나를 탔습니다. 이재명의 흙수저 이미지와 일체화됐습니다.  
 
여당원로 유인태가 ‘과거 반기문과 고건도 지지율 높았지만 다 중도사퇴했다’며 은근히 이재명을 견제하지만..이재명은 스토리텔링이 다릅니다.  
 
9.
물론 이재명의 주장엔 여전히 포퓰리즘으로 비판받아야할 대목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세금 안올리고 보편복지 가능하다’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알래스카처럼 유전이 터지지 않는 한..
‘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다른 복지도 병행한다’도 맞지 않습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다른 복지는 축소되어야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허점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의 기본소득은 계속 표를 모을 겁니다.
 
〈칼럼니스트〉
202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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