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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지으면 10조 번다, 세금 깎아달라" 삼성 美투자 밀당

중앙일보 2021.02.07 12:59
삼성전자가 미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면 지역사회에 10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외신들이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새로운 반도체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보도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운영 중인 삼성 오스틴 반도체공장. 고용 인력은 3000여 명이며, 지난해 상반기에 2조1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운영 중인 삼성 오스틴 반도체공장. 고용 인력은 3000여 명이며, 지난해 상반기에 2조1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삼성전자]

7일 미국 텍사스지역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텍사스주 정부 재무국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1998년부터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오스틴공장 인근의 대지를 매입하면서 추가 공장을 건설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공장 건설로만 일자리 2만 개 창출   

삼성전자 측은 투자의향서에 현지 컨설팅회사인 ‘임팩트 데이터소스’가 분석한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를 첨부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투자금 170억 달러 중 50억6900만 달러(약 6조원)를 공장과 부지 매입에, 99억3100만 달러(약 11조1200억원)를 관련 설비·장비 구매에 사용한다. 
 
이 가운데 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40억5500만 달러(약 4조5000억원)가 건설사·설계사 등 지역사회 매출로 유입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유통·물류·소비 등 간접적인 효과까지 고려하면 공장 건설로만 지역사회에 총 89억 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활동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건설 과정에서 연인원 1만9873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이들에게 약 46억 달러(약 5조2000억원)의 임금이 지급될 것으로 계산했다.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보고서에서는 오스틴 반도체공장이 증설 가동하면 고용과 세수 등을 통해 향후 20년간 직·간접적으로 총 86억 달러(약 9조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정규직 일자리만 2973개로, 여기서 73억 달러(8조2000억원)에 달하는 임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통해 오스틴시는 각종 세금과 소비 유발 효과 등으로 20년간 12억 달러(1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20년간 8억 달러 세금 감면” 제안  

로이터은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의향서를 통해 오스틴에 새 공장을 건립할 경우 올해 2분기에 착공해 2023년 3분기 중에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향후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을 감면해 달라고 텍사스주 지방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문서를 통해 텍사스의 높은 세금에 대한 개선이 없을 경우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욕주, 삼성 본사가 있는 한국(경기도 평택·용인 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 도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니 보다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달라며 ‘줄다리기’를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복수의 후보지를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의 미국 반도체 투자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풀이한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지난달 28일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2023년까지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과 시설투자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2030년까지 신규로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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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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