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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식물재배기' 들여볼까? 상추 4주, 허브 6주면 먹는다

중앙일보 2021.02.06 08:28
LG전자의 식물재배기 내부.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빛과 온도, 습도 등이 맞춰진다. [사진 LG전자]

LG전자의 식물재배기 내부.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빛과 온도, 습도 등이 맞춰진다. [사진 LG전자]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김서진(39)씨는 최근 주방에 식물재배기를 들여놨다. 겨울 내내 재택근무를 하고 외출 횟수까지 줄어들자 가끔 울적한 마음이 들어 '파릇파릇한 식물'을 키우고 싶어졌다. 김씨는 "집이 좁고 볕이 잘 들지 않아 채소 키울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면서 "식물재배기를 들여놓고 새싹 자라는 걸 보니 텃밭을 가꾸는 것처럼 기분 전환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블루에 관심 높아진 '반려식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1년이 넘도록 꺾이지 않자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길어진 '집콕'으로 인한 고립감과 우울감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식물 재배가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주거 공간을 활용해 실내 텃밭을 가꾸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농도가 57% 줄고, 우울감은 21%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식물·원예 관련 시장 수요도 증가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가드닝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18.7% 늘었다. 화분 매출은 45.6%, 화병 매출은 22.3% 늘었다.

 

"새싹채소 2주, 잎채소 4주면 모두 자라"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자 가전업계는 경쟁적으로 '식물재배기' 출시 준비에 들어갔다. 식물재배기는 빛과 온도, 바람 등을 최적화해 각종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다. 
 
집안 환경이나 계절에 상관없이 유기농 채소를 길러 먹는 실용적 용도뿐 아니라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관상용, 자녀를 위한 교육용 식물 재배도 가능하다. 사이즈는 전자레인지만한 것부터 대형 냉장고 크기까지 다양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식물재배기에는 LG 생활가전의 기술력이 집약됐다"면서 "디오스 냉장고의 정밀 온도제어 및 정온 기술,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이 총망라됐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채소 재배과정은 자동화했다. 식물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빛·물·공기·온도 등이 최적화된다. 총 4개의 선반을 이용해 한꺼번에 24가지 채소를 키울 수 있다. 새싹채소는 2주, 잎채소는 4조, 허브는 6주면 모두 자란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채소의 생장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식물재배기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은 채소 재배 단계마다 꼭 필요한 정보와 수확 시기 등을 알려준다.  
LG전자는 지난해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식물재배기를 전시했다. [사진 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식물재배기를 전시했다. [사진 LG전자]

 
SK매직은 지난해 인수한 스마트팜 스타트업 에이아이플러스와 함께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채소 이파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측정하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을 갖췄다.
 
국내 식물재배기의 원조는 교원그룹의 '웰스팜'이다. 웰스팜은 2018년 7월 리뉴얼 출시 후 2019년 말까지 약 8000대 가량 판매됐지만, 지난해 누적 판매대수는 2만5000대로 늘었다. 월 2만원의 렌탈료를 지불하면 기기 대여·관리는 물론 모종 패키지까지 제공한다.
국내 식물재배기의 원조 격인 교원그룹의 '웰스팜'. [교원그룹 홈페이지 캡처]

국내 식물재배기의 원조 격인 교원그룹의 '웰스팜'. [교원그룹 홈페이지 캡처]

 

2023년 5000억 규모로 성장 전망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이 2023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세계 식물재배기 시장이 2022년 184억 달러(약 22조2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예측 불가능한 코로나19 사태로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면서 "식물 키우기와 같은 일상적 활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만큼, 식물재배기 역시 소비자에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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