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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어치 입고 파는 젊은층…명품 중고시장 점점 커질 것

중앙선데이 2021.02.06 00:20 723호 9면 지면보기

MZ세대의 ‘신명품론’

온라인 쇼핑몰 ‘발란’ 최형록 대표

온라인 쇼핑몰 ‘발란’ 최형록 대표

해외 명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 ‘발란’은 지난해 메가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유통구조 혁신과 IT기술을 통해 명품 패션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라는 게 투자의 이유였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온라인 명품 쇼핑 플랫폼 대표가 본 MZ세대의 특징과 소비성향은 무엇일까. 발란의 최형록(34·사진) 대표를 전화로 만났다.
 

온라인 쇼핑몰 ‘발란’ 최형록 대표
이젠 명품도 소유 아닌 ‘렌트’ 익숙
모바일 유저 94%, MZ세대가 핵심

발란을 즐겨 찾는 MZ세대 유저 비율은 얼마나 되나.
“2020년 기준으로 70%다. 특히 모바일 유저가 94%인데, 그중 최신형 아이폰을 이용하는 유저가 76%다. 디지털 환경에 빨리 그리고 익숙하게 대응하는 MZ세대가 핵심 소비층이라는 증거다. PC 사이트는 닫고 아예 모바일에만 전념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온라인 명품 쇼핑 플랫폼이 성장세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니즈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이커머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나 또한 대학생 때부터 명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오프라인 매장과 해외 직구가 여러모로 불편했기 때문이다. 브랜드별 매장을 다 돌아야 하는 데다, 원하는 아이템을 한곳에서 모아 볼 수도 없고, 가격도 너무 비쌌다. 유럽 편집숍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을 이커머스로 풀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마존이 처음 책으로 사업을 시작한 건 책이 유통하기 좋아서였는데, 명품도 똑같다. 공급망을 뚫고, 상품 DB만 일원화해서 저렴하게 판다면 해볼 만하다 판단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어떻게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이 가능할까.
“유통 효율성을 높이면 소비자가를 조정할 수 있다. 발란은 600여 개의 해외 부티크들과 연결돼 있다. 부티크란 명품 브랜드의 도매 권한을 가진 판매업자들로, 전체 명품 시장의 66%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이 제안한 공급가를 기준으로 소비자가를 정하는데, 현재 우리 기준은 유럽 현지보다 10~20% 할인된 가격이다. 이런 가격 설정이 가능한 이유는 다른 벤더나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부티크들은 왜 발란에 협조적일까. 데이터 기반의 ERP(자원관리시스템)를 개발해 그들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수기 작성이 일반적인 유럽의 부티크들이 상품·고객관리, 재고 연동, 반품·교환, 배송·발주·입고 등의 통합관리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데 그걸 우리가 해결해 준 것이다.”
 
고객은 어떤 편리함을 얻나.
“기존 명품 오픈 마켓은 단순히 중개 역할에 그쳤기 때문에 가품 판매로 인한 문제 해결과 교환·환불 등을 소비자가 직접 해결해야 했다. 해외 직구도 언어 장벽, 지루한 교환·반품 과정, 관세 부과 문제 등이 소비자의 몫이었다. 하지만 우리 유저들은 이런 문제들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온라인 명품 쇼핑의 향후 전개 방향은.
“옛날에는 명품을 소유하는 데서 가치를 느꼈다면, 이제는 명품도 ‘렌트’하는 개념이 익숙해진 것 같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선 ‘5만원어치만 입고 다시 되팔 거야’라는 생각과 이런 중고품을 사 입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명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입던 명품을 빨리 팔고 새로운 명품을 사서 입을 테니까. 그래서 명품 시장과 함께 리셀 시장(중고 시장)이 함께 커지고, 이 또한 온라인으로 유통될 것이다.”
 
서정민 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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