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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29회죠? 전 24횐데"…하루종일 홍남기 압박한 與

중앙일보 2021.02.05 18:15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4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를 향해 확장적 재정을 강조하는 질의가 쏟아졌지만, 그는 “재정당국이 재정건전성을 보는 시각에 대해 이해 해주길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4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를 향해 확장적 재정을 강조하는 질의가 쏟아졌지만, 그는 “재정당국이 재정건전성을 보는 시각에 대해 이해 해주길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뉴스1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당정 간 이견이 분출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비판을 쉼 없이 쏟아냈다. 이낙연 당 대표가 제안한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투트랙’ 지급 계획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대한 홍 부총리를 향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재차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재부 판단만 옳다는 확신 절제하라”

지난 1일 비공개 당·정 회의에서 홍 부총리와 강하게 충돌했다는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재정 정책이 최우선 돼야 한다”며 확장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별 추가 재정 지출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주요 20개국 중 15번째로 나타난 점을 거론하며 “과거 방식과 기준으로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없다. 발상의 전환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민, 양향자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홍 부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정부의 일지만, 확정하는 것은 국회의 일”이라며 “기재부의 판단만 옳다는 자세는 예산 결정에 대한 헌법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당정 간 이견은 보장하지만, 방식은 세련되고 정무적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 수장이 당정회의를 무시하고 SNS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세련되지도 정무적이지도 않다”며 홍 부총리의 의견 표명 방식을 문제 삼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대정부질문에서도 ‘홍남기 압박’

오후에 열린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홍 부총리를 향한 여당 의원들의 공세는 계속됐다. 여당 의원 중 첫 번째로 질의에 나선 서삼석 의원은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집중되며 농업·축산·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홍 부총리를 향해 “소상공인·자영업자는 600여만명이 넘는 반면, 농업·축산·어업민들은 다 합해봐야 250만명인데 왜 이들에게는 지원금을 주지 않았느냐”며 “진짜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곳간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국가의 곳간’ 못지않게 ‘국민의 곳간’도 함께 생각해주는 전향적인 기재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이병훈 의원도 “재정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책임감과 소신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코로나와의 전쟁 중”이라며 민주당이 추진 중인 협력이익공유제와 사회연대기금에 대한 홍 부총리의 생각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행정고시 29회죠? 전 24회”라며 은근한 기선제압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압박에 대해 홍 부총리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답하면서도 “다만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국가채무, 재정건전성 문제를 같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헤아려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재정당국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재정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돈을 풀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주택 공급 대책·‘북원추’ 의혹 관련 공방도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선 주택 공급 대책과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 등 재정 정책 외에도 뜨거운 현안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서울 내 32만 5000가구의 실제 입주 가능 시기를 말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입주 유형마다 다르지만 짧은 것은 2~3년, 긴 것은 5년 내에 입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에 관련해서는 첫 번째 버전(v1.1) 외에 두 번째 버전(v1.2)도 산업부가 확보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공개한 문건과 같은 제목으로 2018년 5월 15일에 작성된 문건도 갖고 있느냐”고 질의하자 “지난 3일 산업부 웹하드 내에 있는 원전산업정책과 저장 공간에서 두 번째 버전이 있는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성 장관은 또 “(문건이) 외부로 나가지 않았다”며 해당 문건이 청와대까지 보고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날 정세균 총리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어떻게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되는지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월성 1호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다”, “경제성 평가는 그 시점에 따라 원료비와 인건비가 얼마나 되는지, 그 당시 전기요금이 얼마인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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