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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못봤는데 곧 폐막 ..놓치기 아까운 미술 전시 3선

중앙일보 2021.02.05 14:47
롯데뮤지엄 바스키아 전시에서 공개한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사진 자료 중 일부. [사진 이은주]

롯데뮤지엄 바스키아 전시에서 공개한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사진 자료 중 일부. [사진 이은주]

코로나19 상황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켰다. 움츠러든 마음에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미술 작품을 보러가기도 쉽지 않았다. 국·공립미술관은 규모가 큰 전시를 준비하고도 강화된 방역 지침에 따라 휴관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공립미술관이 다시 문을 연 상태. 이와중에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관람객을 만났을 전시들이 조용히 폐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서울에서 볼 만한 큰 전시 3개의 폐막일까진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미술팬들이 이달까지 챙겨 보면 좋을 미술 전시 3개를 정리해봤다. 모든 전시는 사전 예약해야 허탕 칠 위험이 없으니 유의하길 권한다. 
 

27세에 떠난 천재 바스키아, 20일까지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서울 롯데뮤지엄 바스키아 전시. [사진 이은주]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서울 롯데뮤지엄 바스키아 전시. [사진 이은주]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바스키아 대규모 회고전 전시장 풍경. [사진 이은주]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바스키아 대규모 회고전 전시장 풍경. [사진 이은주]


롯데뮤지엄은 지난해 10월 8일부터 열어온 '장 미셸 바스키아: 거리, 영웅. 예술'전은 본래 오는 7일(일요일) 폐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롯데뮤지엄은 당초 계획을 변경해 20일까지로 전시를 연장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되면서 외출을 자제해 아직 전시를 챙겨보지 못한 이들에겐 덤으로 전시를 볼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단, 설 연휴 기간 중 11~12일 이틀간은 휴관하니 참고할 것. 
 
이 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스키아 회고전으로 개막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가만 1조원에 달하고, 전시장 보험료만 5억원일 정도로 '귀한 작품'들이란 점에서다. 
 
바스키아는 1960년에 태어나 1988년, 27세에 세상을 떠난 미국화가다. 세상을 떠난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전설의 작가'다.  2017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그의 그림 한 점이 1억105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248억원)에 낙찰됐을 정도. 그만큼 전세계 컬렉터들이 그만큼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한다. 
 
바스키아는 미술판에서 활동한 8년이라는 시간 동안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 볼 수 있는 작품은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등을 150여 점. 추정가가 2000억원에 달하는 그림도 포함돼 있다. '더 필드 넥스트 투 디 아더 로드(The Field Next to the Other Road)'이란 제목으로, 해골 형상의 인간이 소를 끌고 가는 모습이 그려진 작품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바스키아 그림에 열광할까? 전문가들은 그 특유의 '감각'을 꼽는다. 언뜻 보면 어린아이가 낙서한 것 같아 보이지만 화면 구성과 색채 조합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것. 글자와 드로잉을 섞고 스프레이부터 크레용, 아크릴 물감 등 재료를 넘나들며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그림엔 자유분방하면서도 은유와 함축적인 표현들도 많아 매우 시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롯데뮤지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에비뉴엘 6층)에 있다. 관람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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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족, 자연...장욱진전, 28일까지  

장욱진, 나무위의 아이, 1975. [사진 현대화랑]

장욱진, 나무위의 아이, 1975. [사진 현대화랑]

역시 그림은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 도록만으로 눈요기를 해야 할 때도 있지만, 특히 장욱진 그림은 기회가 있을 때 전시장에서 봐야 한다. 책에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 사이즈는 손바닥 만하고 단순한 구도이지만, 전시장에서 본 그림들만이 전하는 '진짜'의 감동이 따로 있다.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집, 가족, 자연 그리고 장욱진'전은 장욱진(1917~1990)의 30주기 기념전으로 28일 폐막될 예정이다. 단순함의 미학과 소박한 삶을 추구했던 작가의 갈망하던 것들이 50여 점의 작품에 고스란히 표현돼 있다. 장욱진은 50년 전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한적한 시골의 오래된 한옥과 정자를 순수 고쳐 작업실로 썼던 것. 1963년 양주 한강 변에 지은 덕소 화실, 1975년 낡은 한옥을 개조한 서울 명륜동 화실, 1986년 초가삼간을 개조한 용인 마북동 화실 등에서 살며 작업에 열중했다. 
 
화폭에 매우 단순하게 표현됐지만 그의 작품엔 그가 사랑한 집과 가족, 자연의 이야기가 응징력 강한 화면으로 표출된 것. 그의 그림에 가족은 집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자연 속을 산책하는 모습들이다. 소박한 풍경이지만 도시 사람들이 꿈꾸는 풍요로운 삶이 거기 다 담겨 있다. 온라인 사전예매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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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개인전 ,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2017), 알루미늄 블라인드, 분체도장 알루미늄 및 강철 천장 구조물, 강선, 회전 무대, LED 등, 전선, 1654x780x780cm.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2017), 알루미늄 블라인드, 분체도장 알루미늄 및 강철 천장 구조물, 강선, 회전 무대, LED 등, 전선, 1654x780x780cm.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개인전에서 진시 속 전시로 선보인 목우공방의 '108 나무숟가락' 전시.[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개인전에서 진시 속 전시로 선보인 목우공방의 '108 나무숟가락' 전시.[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양혜규 전을 아직도 안봤다면 서둘러야 한다. 지난해 9월 29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에서 열려온 그의 개인전이 28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왕성하게 작업해온 양혜규는 동시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 이번 전시는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2014년부터 매년 국내 중진 작가 1명의 개인전을 여는 'MMCA 현대차 시리즈'의 7번째 자리로, 그의 신작 등 약 40점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양혜규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복합적인 조각과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여왔다. 일상에서 접해온 사물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설치, 조각 등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조형 언어로 바뀐다. 로비(서울박스)에 설치된 높이 10m에 달하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도 그런 작품 중 하나. 총 154개의 블라인드가 이중의 겹을 이루고 느리게 회전하며 무늬를 만들어낸다.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물질의 의미에 주목한 그는 이번 전시에 신작 '소리 나는 가물(家物)'도 소개했다. 생명체와 기계, 사물과 인간 사이 어느 지점에 있거나 서로 몸을 섞은 듯한 '혼종'들이 묘한 울림을 자아낸다. '전시 속 전시'로 마련된 목우공방의 '108 나무 숟가락'은 의외의 즐거움을 주는 대목. 작가의 지인 김우희 목수의 글과 숟가락을 전시하는 파트로 일상, 지역, 공동체, 공예적 수행성 등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양혜규는 베네치아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 등 대형 국제 전시에 참여했으며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 권위 있는 미술 기관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201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독일 볼프강 한 미술상을 받았고, 현재 모교인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시 오디오 가이드는 배우 정우성이 재능 기부로 참여해 양혜규의 주요 작품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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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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