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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조사국 "文-바이든, 대북정책 이견 표면화할 가능성"

중앙일보 2021.02.05 12:01
미 의회조사국(CRS)이 바이든 시대의 한ㆍ미 관계를 새롭게 평가하면서 "대북정책을 놓고 한ㆍ미 간 이견 조율의 어려움이 표면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 의회 싱크탱크인 CRS의 보고서는 미 의회가 정책ㆍ법안을 만들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자료다.
 

"문 대통령, 제재 완화 선호…미국과 긴장 유발"
"북과 연합훈련 협상 제안, 미국 정책에 반해"
"한미 연합훈련 추가 중단은 동맹에 해 끼쳐"

2일(현지시간) 공개된 CRS 보고서는 서두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한ㆍ미 간 이견 가능성부터 짚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시기 한ㆍ미 정책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새로운 양보를 요구하거나 주한미군 철수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미국과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대북 제재 완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바이든 시대에도) 대북정책에 대한 양자 조율의 어려움이 표면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했다. [뉴스1, 연합=AFP]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했다. [뉴스1, 연합=AFP]

보고서는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보다 더 빨리 북한에 양보하는 것을 선호해 주기적으로 긴장을 조성했다"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 배경과 관련해선 대북정보 분석가들을 인용해 "가까운 시일 내 김정은이 지난 3년간 동결했던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북한은 지속해서 단거리ㆍ중거리 미사일을 시험하고 전 세계에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ㆍ미 동맹의 최대 현안으로는 연합훈련 재개를 꼽았다. 보고서는 "한ㆍ미 동맹의 가장 당면한 도전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한ㆍ미 주요 군사훈련의 재개 여부 결정"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면 북한과 연합훈련을 협의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문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두고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북한과의 협상을 제안했다"며 "전문가들은 연합훈련의 추가 중단이 동맹 준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은 야외 실전 훈련이 아닌 지휘소 내에서 실시하는 모의 훈련으로 대체됐다. 사진은 지난 2018년 9월 6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훈련장에서 한ㆍ미 해병대가 연합 공지전투훈련을 하는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은 야외 실전 훈련이 아닌 지휘소 내에서 실시하는 모의 훈련으로 대체됐다. 사진은 지난 2018년 9월 6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훈련장에서 한ㆍ미 해병대가 연합 공지전투훈련을 하는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한국 정부의 중국 배려와 한ㆍ일 갈등도 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의 걸림돌로 봤다. 보고서는 "한국은 북한의 대중 경제 의존도를 고려해 북ㆍ중 관계를 주시하며 대북정책을 조정하고 있다"며 "(무역 등 다른 이슈로도) 한국은 중국의 적대감을 피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한ㆍ일 관계 악화와 관련해선 "바이든 행정부는 한ㆍ미ㆍ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고위 관리들이 한ㆍ일 관계 개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양국 무역과 관련해선 "철강·알루미늄·세탁기·태양광 패널 등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제한 조치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특정 분야의 과잉생산에 대한 국제적인 해결책을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할 계획이지만,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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