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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더오래]한국은 미국보다 투수 부상이 적다, 몸사려서?

중앙일보 2021.02.05 08:00

[더,오래] 김병곤의 MLB 컨디셔닝 스토리(4)

2020년 코로나로 인해 MLB는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하고 162경기 중 60경기만 진행하는 반쪽짜리 시즌을 치렀다. 경기 수가 줄어들어 부상 선수가 많지 않았을 것 같지만, 상황은 반대로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온 시즌으로 각 팀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경기 수가 적은 데 비해 다른 시즌보다 부상자가 많이 나온 원인을 추측해 보면 코로나로 인해 시즌이 계속 연기되면서 언제 시작할지 몰라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것, 시즌을 준비했다가 시즌이 다시 연기되면 휴식하고 또다시 시작하는 불규칙성과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 때문이었을 것 같다.
 
각 팀의 트레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한결같이 162경기 때보다 더 힘든 시즌이라는 말을 했다. 아무래도 정신적인 피로감이 육체적 피로를 유발한 것 같다. 선수를 지원하는 스텝이 이 정도의 스트레스라면 경기를 직접 하는 선수의 스트레스는 더 컸을 것이다. 이들 원인으로 MLB 2020시즌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온 듯하다.
 
1998~2015년까지 MLB 162경기에서 연간 464명의 부상 선수가 나왔다.

1998~2015년까지 MLB 162경기에서 연간 464명의 부상 선수가 나왔다.

2020년에는 MLB 60경기에서 546명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경기 횟수가 적었음에도 부상 선수가 많았다.

2020년에는 MLB 60경기에서 546명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경기 횟수가 적었음에도 부상 선수가 많았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MLB IL(부상자 리스트)을 연구한 논문을 살펴보면, 평균 부상 선수는 연간 464명이 나왔으며, 지속해서 부상 선수가 늘어나고 있어서 메이저리그는 지금 부상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팀 전체 연간 지출비용이 2015년 6억9483 달러(7764억원)에 달해 각 팀은 부상예방과 부상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20 시즌은 코로나로 인해 단축된 시즌을 치르게 되어 60경기밖에 할 수 없었다. 산술적으로 경기 수가 줄었기 때문에 부상 선수 숫자가 줄었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MLB에서 부상 선수가 많았던 것은 각 팀이 트레이닝 및 기술의 강도 조절에 실패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사진 pixabay]

지난해 MLB에서 부상 선수가 많았던 것은 각 팀이 트레이닝 및 기술의 강도 조절에 실패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사진 pixabay]

 
1998~2019년까지 연평균 부상 선수는 162경기에서 454명이었으나, 2020년은 60경기에서 546명으로 더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로 인해 불규칙한 시즌과 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많은 부상 선수가 나왔다. 2020시즌은 60경기를 했으나, 162경기로 환산해 계산을 해보면 1552명의 부상 선수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두 번의 스프링 캠프와 일반적이지 않은 시즌을 치르면서 트레이닝 및 기술의 강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선수의 부상은 경기 수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BO 포지션별 부상부위.

KBO 포지션별 부상부위.

MLB 포지션별 부상부위.

MLB 포지션별 부상부위.

 
MLB 선수의 포지션별 부상을 살펴보면 투수가 62%로 압도적이지만, KBO는 41%로 투수의 부상이 상대적으로 적다. MLB에서 두 번째 부상이 많은 포지션은 외야수로 20%가 부상을 입었으나, 한국은 내야수로 27%였다. MLB에서 세 번째로 부상이 많은 포지션은 내야수로 15%가 부상을 입었으나, 한국 프로야구는 외야수로 20%의 부상비율을 보였다. MLB와 KBO의 부상을 비교해 보면 투수는 MLB가 부상이 많은 편이고, 야수는 KBO가 부상률이 높게 나왔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팀은 투수의 수가 야수와 거의 비슷하게 이루어져 있다. 또한 투수의 어깨, 팔꿈치 부상은 구속이 빨라질수록 많아진다는 연구가 많다. KBO에서 투수의 부상비율이 낮은 것은 구속이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MLB의 투수 평균 구속은 2016~2018시즌 92~93ml/h(148~150km)이었으며, 현재도 구속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KBO의 2019시즌 정규이닝을 채운 투수(외국인 선수 제외)의 평균 스피드는 86~87mi/h(138~140km)이며, 한국의 투수는 점차 평균 스피드가 줄고 있다. 투수 부상의 빈도와 타고 투저의 문제가 투수의 볼 스피드 저하에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KBO가 조금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선수를 육성하는 데 투자해야 하고, 늦었지만 선수의 부상 관리를 위해 2019년부터 시작된 IL 리포트 역시 조금 더 꼼꼼한 기록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선수의 내구성이 없는 상태에서의 구속 상승을 도모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을 커지게 하므로, 선수의 기초체력을 증진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선수의 야구 기술적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체력에 관한 데이터의 수집과 관리는 리그와 팀의 미래가 될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단장특별보좌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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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김병곤 키움 히어로즈 단장특별보좌 High Performance Team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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