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회용 커피컵. 천권필 기자
예고된 역습, '코로나 트래시' <하>
18년 전 빨간 컵, 녹색 컵 해프닝
5년 뒤 컵 보증금제는 폐지됐다.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조치였다. 그렇게 사라진 제도가 2022년 14년 만에 부활한다. 지난해 5월 컵 보증금제를 담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2022년 판 보증금’은 컵의 제조원가와 정책적 필요 등을 고려해 환경부령으로 정해지며 영수증에 금액만 찍히고 쿠폰 등으로 환불될 전망이다.
'빨대 금지법'도 오락가락
최근엔 '빨대 금지법'이 논란이 됐다. 지난해 10월 30일 환경부가 발표한 입법예고에는 음료 제품에 빨대 부착이 금지됐다. 하지만, 액체를 마시기 힘든 환자와 병원 등이 반발했다. 환경부는 “빨대를 요구하는 일부 소비자에게는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일회용품 감축 취지와 모순되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재활용률은 세계 최상위권

OECD 주요국 생활폐기물 재활용률 살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부 환경 관련 스타트업들은 크고 작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에코인에너지'라는 업체는 열분해라는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연료유로 전환하는 설비를 개발했다. 1t의 폐플라스틱을 투입할 경우 0.4~0.7t의 연료유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오승훈 이사는 “법제화 돼 있지 않은 기술이라 소각 등의 방식으로 취급받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스타트업 이노버스가 개발한 '쓰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수거해 이물질을 비우고 헹구고 분리해서 자동으로 재활용해준다. [이노버스 제공]](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05/ed52c14d-999a-4fb6-89d8-df143b7d6dea.jpg)
스타트업 이노버스가 개발한 '쓰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수거해 이물질을 비우고 헹구고 분리해서 자동으로 재활용해준다. [이노버스 제공]
“정교한 정책 필요”
전문가들은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저부가가치로 재활용하는 ’다운사이클링‘ 체제의 시스템이 구축돼 버려서 새로운 구조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리더십과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혼자서는 못 한다. 지자체와 생산업체가 유기적으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참여 의식 활용해야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에 동참한 이재복씨는 카페와 음식점 등에서 구매할 경우 포장지 대신 다회용기에 넣어온다. [이재복씨 제공]](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05/6b0175b5-9555-4299-86e3-a3a3fb341cb9.jpg)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에 동참한 이재복씨는 카페와 음식점 등에서 구매할 경우 포장지 대신 다회용기에 넣어온다. [이재복씨 제공]
한 기업은 버려진 폐플라스틱 병(PET)에서 섬유를 뽑아내 옷을 만드는 ‘보틀 니트(Bottle Knit)’를 만들어 판매한다. 니트 의류 하나에 약 20개의 페트병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 기업은 최근 서울환경운동연합 플라스틱 방앗간과 협업해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키 링을 만든다. 병뚜껑을 40일간 모아 보내줄 경우 키링으로 제작해 주는 '프라임 피플’이라는 프로젝트다. 1000명의 시민을 모집했는데 총 2만4000명이 몰렸다.
‘성남자원순환가게 re100’는 지자체 차원에서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유가보상을 해준다. 2021년 1월 기준(단위 kg)으로 PET는 105원, PP·PE·PS는 175원이 책정됐다.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참여한 3665세대가 받은 보상액은 1084만1667원이었다.
![시민들이 성남자원순환가게에서 재활용 분리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성남자원순환가게 제공]](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05/c85c6500-526c-45e0-8cc4-8a8e70803419.jpg)
시민들이 성남자원순환가게에서 재활용 분리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성남자원순환가게 제공]
위문희·최연수·정희윤·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