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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바이든, 韓 한반도문제 해결 평가" …백악관 발표엔 없다

중앙일보 2021.02.04 14:11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AFP-=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다. 

백악관 "바이든, 한·미 동맹 강화 의지 강조…韓은 린치핀"
"北 문제 긴밀히 협력" 간단 언급, 한미일 협력 언급 안 해
日 통화 후 "한반도 비핵화, 中·北 안보 이슈 논의"와 차이
韓 성명서 96단어 짧은편, 日 성명은 150단어 가장 길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약속을 강조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한미 동맹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대북 문제에 관해서는 "두 정상은 북한(DPRK)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양 정상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는 상세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 측의 노력을 평가했다", "한국과 같은 입장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전했으나 백악관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두 정상이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는 청와대 발표 내용도 백악관 성명에는 들어있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 통화 후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지역 안보 이슈를 논의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두 정상이 함께 확인했다"고 지역 현안 논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과 차이가 있다.
 
백악관이 한미 동맹을 설명하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외교전략인 '인도·태평양 지역'이란 개념 대신 '동북아의 핵심축'으로 규정한 것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과 통화 후 내놓은 성명에서는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으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통화 후 낸 성명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으로 각각 표현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버마(미얀마)에서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또 두 정상은 양국 모두에 중요한 다양한 글로벌 문제를 논의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 변화와 같이 양국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은 96개 단어로 구성돼 다른 정상과 통화 후 발표한 성명 가운데 가장 짧은 축에 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95개 단어) 다음이다. 스가 총리와 정상 통화 후 발표한 성명은 150단어로, 정상 통화 성명 중 가장 길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첫 전화 통화는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4일 만에 이뤄졌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한국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를 한 시점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9일 만인 2017년 1월 29일(현지시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첫 통화를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 후 13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취임 후 4일 만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세계 정상 가운데 전화 연결을 한 순서는 앞당겨졌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전화 통화를 한 8번째 세계 정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했을 때는 13번째쯤 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인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정상을 한국보다 먼저 찾았다.
 
일본과 간격은 20년래 가장 넓게 벌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총리와 통화(1월 28일)한 다음 날 황 권한대행에게 전화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와 통화(1월 27일)한 지 일주일 뒤 문 대통령과 통화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28일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통화 후 닷새 만인 2월 2일(현지시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했다. 2001년 취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모리 요시히로 총리와 통화(1월 24일)한 다음 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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