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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수천억 갑질 애플…“수리비 10% 인하”로 처벌 피해

중앙일보 2021.02.04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국내 이동통신사에 수천억원의 광고·수리비를 떠넘긴 애플이 법적 제재를 피했다. 이통사와의 부당한 계약을 스스로 고치고, 아이폰 유상수리 비용을 10% 할인하기로 하면서다.
 

공정위, 셀프구제안에 사건 종결
“소비자 상생기금 1000억도 조성”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피해 당사자의 구제 방안을 스스로 제안하고 실행하는 제도다. 공정위와 이해관계자가 자진 시정안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다. 과징금이나 검찰 고발 같은 법적 제재를 면할 수 있다.
 
애플은 우선 애플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이통사와 조성한 광고기금을 협의하고 집행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보증 수리비를 이통사가 부담하도록 한 내용은 삭제한다. 애플이 관여한 이통사의 최소 보조금 수준도 통신 요금 할인액을 고려해 조정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아이폰 사용자의 유상 수리비용과 애플 사후 지원(AS)보험 프로그램인 애플케어플러스 서비스 비용을 10% 할인·환급하는 데에는 250억원을 지출한다. 공정위는 “소비자 1명당 2만~3만원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포함해 애플은 앞으로 1000억원의 기금을 만들어 국내 소비자와 중소사업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애플이 앞으로 수리비용을 올려 소비자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에 “상생기금 부담을 이유로 소비자한테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수리비용 할인이 애플의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이미 애플 제품을 산 고객을 대상으로만 할인·환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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