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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징역 3년6월 실형…미국 “즉시 석방하라”

중앙일보 2021.02.0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2일 모스크바 법원을 나서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로이터=연합뉴스]

2일 모스크바 법원을 나서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독극물 테러를 당한 뒤 구사일생 끝에 회복해 귀국했다가 곧바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뒤다. 미국·유럽 등은 즉각 “법치와 인권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나발니 “푸틴, 독살자로 기록될 것”
서방국가도 “법치 저버렸나” 비난

모스크바 시노놉스키 법원은 2일(현지시간)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다. 나발니는 3년6개월을 선고받았는데, 가택연금 상태에서 보낸 기간을 제외하고 2년 8개월을 복역해야 한다.
 
이날 러시아 법원은 앞서 선고된 집행유예에 따라붙는 의무사항을 나발니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나발니는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2019년 12월 종료 예정이던 집행유예는 지난해 말까지 연기됐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수사기관 출두 등 집행유예 의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법원에 집행유예 판결 취소 및 실형 전환 소송을 제기했다. 나발니 변호인은 “지난해 8월 이후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에도 재활치료를 계속했다”며 집행유예 의무 사항을 지킬 여건이 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나발니는 판결 이후 “이 사법 절차의 목적은 수많은 사람에게 겁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향해 “모든 사람을 다 가둘 수 없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부인 율리아를 향해서는 두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다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OVD-인포는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대 약 10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과 31일 시위에서도 9000명 넘는 시위대가 체포됐다.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장관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은 나발니에게 징역을 선고한 러시아 당국의 결정에 깊이 우려한다”며 “최근 몇 주 동안 부당하게 구금된 수백 명의 러시아 시민과 나발니를 무조건 즉시 석방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국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지 않는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발니에 대한 이번 판결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인권과 자유는 타협 대상이 아니다.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대변인 트위터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발니에 대한 판결은 어떤 종류의 법치와도 동떨어져 있다”며 “평화로운 시위자를 향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주권국의 내정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 자국 내부 문제에나 대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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