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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ㆍ쪽방거주자 7602명 선제 검사서 98명 확진

중앙일보 2021.02.03 12:27
 
서울역광장 노숙인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9명을 기록한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역광장 노숙인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9명을 기록한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노숙인 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된 가운데 방역 당국이 노숙인과 쪽방 주민, 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일제 검사한 결과 관련 확진자가 100명 가까이 나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반장은 “지난 1월 노숙인 이용시설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노숙인과 쪽방 주민, 시설 종사자 7602명에 대한 검사를 선제적으로 한 결과 98명의 환자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에 대해서도 노숙인 거리 상담 확대 등을 통해 조속히 검사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역 노숙인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되며 사각지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27일 서울역 희망지원센터(노숙인 지원센터)에서는 시설 직원이 첫 확진을 받은 이후 지난 2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62명으로 불었다. 노숙인 60명, 직원 1명, 기타 1명 등이다. 이 중 지난달 31일 확진된 노숙인 3명은 연락이 두절돼 경찰이 추적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노숙인시설인 '다시서기희망지원센터' 옆에 노숙인들이 머무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노숙인시설인 '다시서기희망지원센터' 옆에 노숙인들이 머무르고 있다. 뉴스1

당국은 앞으로 검사 이후 소재 파악이 어려운 거리 노숙인에 대해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해 검사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확진 검사법인 PCR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루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신속항원검사는 30분 정도면 바로 결과를 알 수 있다. 다만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PCR보다 떨어진다.  
 
윤 반장은 “방역 책임자의 지정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생활시설의 임시 대기공간을 마련하는 등 노숙인 시설별 특성에 따른 강화된 방역지침을 마련해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노숙인 진료시설을 확대하고 급식 등의 필수 서비스는 중단 없이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숙인들의 주거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고 있다.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은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현재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은 수십 명이 한자리에서 잠을 자는 합숙소 형태로 집단감염원이 될 우려가 높다”며 “거리 노숙인에게 개별 화장실과 창문이 갖춰진 임시 주거공간을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시민건강연구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과대안 등도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집단밀집 시설인 ‘응급잠자리’는 노숙인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면서 “노숙인에게 제대로 된 주거를 보장하고 지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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