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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농협은 광속배송…농축산물 유통시장 45% 확보할 것”

중앙일보 2021.02.02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취임 1년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달 2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농협 유통 혁신의 목표는 농가소득 증대”라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취임 1년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달 2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농협 유통 혁신의 목표는 농가소득 증대”라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농협이 주문 후 2시간 안에 식재료를 배달하는 ‘싱싱배송’ 서비스를 올해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지난달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농촌의 농축산물을 농협이 다 팔아준다는 생각으로 ‘유통 혁신’에 임할 것”이라며 “농축산물 유통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유통혁신’
연내 11곳 ‘2시간 싱싱배송’ 체제로
농산물 다 팔아준다는 자세로 개혁
농업 안 변하면 대기업에 일 뺏겨
중소·청년농업 위한 스마트팜 추진

왜 유통 혁신인가.
“국내 농업생산액은 50조원이 넘는데, 60년 역사를 가진 농협이 유통하는 물량이 1년에 8조원에 못 미친다. 반면, 마켓컬리는 5년 만에 매출 1조원 클럽에 든다고 한다. 농협이 농축산물 유통 시장 점유율의 45%는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체적인 계획은?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2시간 싱싱배송’이 가능한 디지털 풀필먼트 센터(DFC)로 전환할 계획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한다고 하는데, 농협은 빛의 속도로 배송할 역량을 갖출 것이다. DFC를 처음으로 적용한 성남유통센터 외에 올해 안에 11개 유통센터에 DFC를 추가 적용한다. 또 현재 약 340만 명인 농협몰 회원을 향후 500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농협의 차별점은?
“고품질의 농산물을 공급해 소비자 만족도를 올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농협은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농협의 유통 개혁도 농가소득 증가에 집중할 것이다.”
 
농업인 소득 안정 위해 다른 계획도 있나.
“중소·청년 농업인을 위한 ‘농협형 스마트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팜 자재와 관리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산물 판로와 금융 지원까지 농협이 제공한다. 실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장을 방문해보니, 고추나무 하나에서 5년 동안 13만개의 고추를 딴다고 하더라. 14평짜리 땅에서 연 매출 5000만원을 낸다는 얘기다. 특히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 시설을 귀농 희망자 등에게 보급하려고 한다.”
 
스마트팜은 대기업이 진출해 농업인의 소득을 뺏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동안 스마트팜은 높은 투자비용 문제로 기업농 등 대규모 농가 위주로 보급돼, 중소 농업인이 새로운 농업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도 대기업 자본이 농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99%라고 본다. 농업이 지금 변하지 않으면 농민의 일자리는 대기업에 뺏길 것이다.”
 
무엇보다 농촌 인구가 줄어들며 소멸 위기에 빠졌다.
“농협 구성원들에게도 농촌사회가 지속해야 농협의 존재 가치도 있다고 강조해 왔다. 농가 고령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은 매년 100명 규모의 창업농을 육성하는 청년농부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청년 농업인이 실제 귀농해 잘 정착했는지 사후관리 전담직원을 둬 관리하고, 농협 교육을 정부인증 과정으로 추진해 자금 심사 등에서 가점을 주는 등의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올해 농협 금융지주 운영 방향은.
“유통부문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할 방침이다. 농협 은행이 다른 금융기관보다 규모 등의 면에서 뒤질 게 없는데, 디지털 측면에서는 위협을 감지하고 있다. 영업점에 방문하는 고객은 눈에 띄게 줄고, 핀테크·빅테크 업체가 첨단 디지털 기술을 앞세워 금융업에 진출했다. 농협이 ‘민족은행’이라는 과거의 영업 행태에 안주하면 젊고 빠른 디지털 고객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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