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세계’ 제주서 기지개 켠 창단 감독 김원형

중앙일보 2021.02.02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김원형

김원형

프로야구 창단 팀 선수에 이어 창단 팀 사령탑까지. 김원형(49·사진) SK 와이번스 감독이 아쉬움과 설렘으로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훈련’을 시작했다.
 

SK 와이번스 유니폼 마지막 훈련
신세계, 캠프서 모기업 비전 설명
선수들 “야구가 우선” 훈련 몰입

신세계 그룹이 인수하는 SK는 1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서 2021년 첫 연습을 했다. 오전부터 비가 내려 선수단은 실내 연습장과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두 달 만에 선수들을 만나 설렌다. 비가 와서 아쉽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훈련한다”고 예고했다. 훈련지에는 취재진 50여명이 몰렸다. 구단 주인이 바뀌는 데 따라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으로 하는 마지막 훈련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SK 구단 앰블럼이 부착된 붉은색 유니폼과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류선규 SK 단장은 “다음 달 5일 구단 인수작업이 끝난다. 다음 달 초 연습경기 때는 임시로라도 ‘인천 SSG’나 ‘인천 신세계’ 등이 적힌 유니폼을 사용한다. 정식 구단명 및 유니폼은 정규시즌까지는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선수단 인터뷰 때 배경으로 사용한 백드롭에는 ‘신세계’나 ‘SK’가 아닌, ‘INCHEON(인천)’이란 문구가 적혔다. 류 단장은 “(백드롭은) 신세계 그룹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직후 SK는 김 감독을 제8대 사령탑에 선임했다. 신세계 그룹이 SK를 인수하면서 김 감독은 새 야구단 초대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김 감독은 “큰 변화가 있어 당황스럽기도 하고, ‘설마’라고도 생각했다. 오늘(1일) 저녁 선수단 미팅을 한다. 선수들에겐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야구를 하면서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된다. 준비한 대로 캠프를 잘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초대 감독이지만 어차피 나 자신도 감독직이 처음이라 똑같다”고 말했다.
 
이날 신세계 그룹 관계자들이 캠프를 찾아 모기업의 비전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격려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프로야구의 가치를 신세계 그룹에서 인정해서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선수단 지원은 잘 해주실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던 중 모기업이 어려워지면서 팀이 해산했고, 2000년 SK 창단 멤버가 된 경험이 있다. 김 감독은 SK에서 선수로서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지도자로서 첫걸음도 SK에서 뗐다.
 
김 감독은 “인수 과정을 경험해봤다. 그때와 상황은 다르지만, 그때는 모기업(쌍방울) 재정이 안 좋았기 때문에 (SK) 창단 때 웃었다. 어느 정도 예측도 된 일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는 변화에 항상 적응해야 한다. 나도, 선수들도, 팬들도 ‘SK 와이번스’가 사라져 아쉽다. 그래도 새로운 시작인 만큼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들 생각도 김 감독과 같았다. 주장 이재원(33)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게 돼 느낌이 색다르다. 아쉽고 좋은 추억이 많다. 그 추억 깊게 남기고, 새로운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21년 차 최선참 김강민(39)은 “처음엔 해프닝이라 생각했고, 놀랐다. (캠프 시작 전) 먼저 제주도에 와서 소식을 접했다. 곧바로 훈련했다. 선수는 야구가 우선이다. 야구를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담담해 했다.
 
코로나19로 올해 전지훈련은 예년과 달리 국내에서 진행한다. 김 감독은 “오늘 비가 왔지만, 제주도 날씨가 좋은 편이고, 시설이나 환경도 괜찮다”며 만족했다. 그는 “(9위였던) 지난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되풀이하지 않겠다. 선수들 열의가 대단하다. 1차 캠프에서는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SK 출신 메이저리거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SK 등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1일 일제히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퓨처스(2군) 구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홈인 고척스카이돔을 사용한다. KT 위즈는 부산 기장, 한화 이글스는 경남 거제로 이동했다. 남부지방 팀들은 1, 2군 구장을 사용한다. 비닐하우스, 지하주차장 등 추위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도 등장했다.
 
전지훈련이 끝나면 각 팀은 남부 지방 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시범경기(팀당 10경기)는 다음 달 20일, 정규시즌은 4월 3일 각각 시작한다. 
 
서귀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