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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스마트폰 3년 새 -15%…‘불안한 1위’ 삼성 ‘철수 고민’ LG ‘존폐 위기’ 화웨이

중앙일보 2021.02.01 18:24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가 격랑을 만났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고 잇템(it item·꼭 갖고 싶은 아이템)’으로 꼽혔으나 최근 3~4년 새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3250만 대에 그쳤다. 2017년 15억6570만 대를 기록한 후 2018년 15억520만 대, 2019년 14억7910만 대로 줄어들고 있다. 3년 새 15%가량 뒷걸음질했다. 
 
시장 규모가 작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져서다. 예전엔 스마트폰 업체가 매년 새 제품을 내놓으면 현재 쓰고 있는 제품이 고장 나지 않았어도 신제품을 사는 수요가 많았다. 그만큼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으로 수요자의 지갑을 열었다는 의미다. 
 

기술 상향 평준화로 교체주기 2→3년 

하지만 최근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업체별 신제품의 성능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여기에 1년 전 출시한 전작과 비교할 때도 별다른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스마트폰 업체 사이에선 ‘가장 큰 경쟁자는 경쟁사가 아니라 전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스마트폰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2018년 기준)는 33개월로, 2014년(23개월)보다 10개월 늘었다. 2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꾸던 것이 3년으로 길어졌다는 의미다. 
 
작아지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작아지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삼성전자가 2019년 상용화한 5세대(5G) 스마트폰이 시장을 살릴 불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5G 망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되레 수요자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했다. 5G폰에 맞는 특화된 콘텐트도 부족하다. 구동 속도만으로는 비싼 요금제나 기깃값을 지불하면서 새 제품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체의 대응은 각양각색이다. 세계 1위 삼성전자는 애플의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아이폰12를 출시하며 인기몰이를 한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전략은 ‘가격 인하’였다. 지난달 선보인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보다 14만~25만원 낮췄다. 
 
LG전자는 아예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 고가 시장에선 삼성전자‧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에 밀려 입지가 어정쩡한 상황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적자였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5조원이 넘는다. LG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이 연간 2조~3조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부담이 크다. LG전자는 조만간 MC사업본부의 매각 내지 축소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격 낮추고 사업 접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던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무역제재로 존폐 갈림길에 섰다. 자국 내 수요가 버팀목이 됐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4분기엔 출하량이 반 토막 났다. 현지 언론에선 화웨이가 중가 브랜드인 ‘아너’에 이어 스마트폰 사업을 통째로 매각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경쟁은 결국 새 제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투는 ‘콘텐트 싸움’”이라며 “콘텐트 활성화를 통한 미래 전략을 모색하고, 인도 등 보급률이 낮은 지역에 대한 공략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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