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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룡 몰려오는데…토종 OTT ‘반격카드’ 통할까

중앙일보 2021.01.31 18:01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이 경쟁 중인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 [사진 셔터스톡]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이 경쟁 중인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 [사진 셔터스톡]

 
디즈니플러스와HBO맥스,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업체들이 한국 시장 상륙을 선언했거나 서비스 개시를 검토 중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군침을 삼키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K-콘텐트’를 확보해 세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포석도 담겼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은 2016년 3069억원에서 지난해 7801억원으로 커졌다. 넷플릭스가 시장점유율 40%로 부동의 1위다. 월평균 순이용자 수가 637만 명으로, 토종 OTT 2·3위인 웨이브(344만 명)와 티빙(241만 명)을 더한 것보다 많다.  
 

과감한 투자로 ‘안방’ 지키고  

국내 OTT 업체들 . [중앙포토]

국내 OTT 업체들 . [중앙포토]

 
글로벌 OTT 공룡들이 국내 진출 채비를 갖추자 토종 업체들은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CJ 계열의 티빙은 최근 JTBC스튜디오를 2대 주주로 영입하고, 향후 3년간 드라마·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도 협업 구조를 만들었다.  
 
시즌은 투자·기획·제작·유통을 아우르는 콘텐트 전문기업인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한해 10~20개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기 웹툰 ‘회귀의 전설’ 등이 조만간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웨이브도 2023년까지 콘텐트 제작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왓챠가 지난해 12월 메인 화면에 '넷없왓있(넷플릭스에는 없고 왓챠에는 있다)'이라는 문구를 띄우고 자사 콘텐트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 왓챠 캡쳐]

왓챠가 지난해 12월 메인 화면에 '넷없왓있(넷플릭스에는 없고 왓챠에는 있다)'이라는 문구를 띄우고 자사 콘텐트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 왓챠 캡쳐]

 
왓챠는 지난해 12월 메인화면에 ‘넷없왓있(넷플릭스에 없고 왓챠에는 있다)’이라는 문구를 띄우고 넷플릭스에 정면승부를 걸었다. 넷플릭스에 없는 ‘해리포터 시리즈’ 등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영화·TV·도서 등에 대해 예상 별점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왓챠피디아’도 인기다.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 중  

글로벌 OTT들의 국내에 깃발을 꽂는 또 다른 목적은 K-콘텐트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외신과 넷플릭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콘텐트(K-콘텐트) 시청량은 2019년과 비교해 아시아지역에서 4배로, 북미·유럽지역에서는 2.5배로 늘었다.  
 
익명을 원한 토종 OTT 업체 관계자는 “사실 인구 5000만여 명에 불과한 한국 시장을 탐내는 이들의 속내는 오리지널 콘텐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면 국내 콘텐트 제작사들이 글로벌 업체에 종속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해 K-콘텐트 제작에만 3000억원 넘게 투자했고, 올해는 그 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다.  
 
토종 OTT들은 ‘안방’을 지키는 한편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왓챠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국내 OTT 업체 중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계 OTT와 손잡고 해외 시장을 노크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티빙이 HBO맥스와 협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국내 OTT 주요 전략 [자료 각 사]

국내 OTT 주요 전략 [자료 각 사]

정부 지원방안에 시장선 “아쉽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인터넷동영상서비스 및 콘텐츠 발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종수 카카오M 본부장, 양지을 티빙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태현 웨이브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사진 과기정통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인터넷동영상서비스 및 콘텐츠 발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종수 카카오M 본부장, 양지을 티빙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태현 웨이브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사진 과기정통부]

 
정부도 토종 OTT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시장에선 “아직 멀었다”는 아쉬운 소리가 나온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9일 주요 OTT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올 한해가 향후 OTT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액공제와 같이 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지원안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번역 기술 개발 지원, 해외진출 시 시장조사·법률 자문 등도 담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에 콘텐트 확대와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사실 국내 OTT 중 수익을 크게 내는 곳이 없다”며 “세액공제는 딴 나라 얘기 같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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