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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소울

중앙일보 2021.01.31 00:02 종합 31면 지면보기
김형석 영화평론가

김형석 영화평론가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업’(2009) ‘인사이드 아웃’(2015)의 피트 닥터 감독은 재즈 뮤지션 조 가드너의 하루를 통해 삶의 의미를 말한다. 거창하진 않다.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것으로 우린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을 얻기까지 그는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드너에게 ‘운수 좋은 날’이 찾아온다. 음악 교사인 그는 기간제에서 정직원이 되었고, 위대한 뮤지션 도로테어 윌리엄스의 밴드에 들어갈 기회마저 찾아온다. 너무 기쁜 마음에 주변을 살피지 않고 걷던 그는 맨홀에 빠지고, ‘저 세상’으로 가야 하는 ‘소울’이 된다. 이후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의 세계로 가고, 그곳에서 만난 22와 함께 다시 세상으로 온다. 우여곡절이 있긴 하지만 가드너는 윌리엄스와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다.
 
소울

소울

그러나 왠지 공허하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주머니에 가득 찬 사물을 꺼낸다. 22가 자신의 육체에 깃들었을 때 모은 것들이다. 지하철 티켓, 베이글 조각, 피자 빵 테두리, 사탕… 그 중엔 작은 꽃잎이 있다. 나무에서 내려와 손바닥 위에 떨어질 때 22가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바로 그 꽃잎이다. 가드너는 그 꽃잎과 잡동사니들을 통해 일상을 떠올리고, 소소하지만 아름다웠던 추억을 소환한다. 그리고 드디어 깨닫는다. 이렇다 할 목적이 없어도, 굳이 꿈을 이루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가치 있다는 걸.
 
김형석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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