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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탈리아 같은 접종 차질 안 생기게…정부, 코로나 백신 3200만명분 초과 확보

중앙선데이 2021.01.30 00:45 722호 3면 지면보기
29일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중앙예방접종센터를 지나가고 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담병원 의료진부터 시작해 요양병원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29일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중앙예방접종센터를 지나가고 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담병원 의료진부터 시작해 요양병원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정부는 다음달 첫 접종을 시작해 국민 4355만명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확보된 백신은 7600만명 분이다. 정부 계획대로 접종이 진행된다면 3245만명분이 남게 된다. 남는 백신은 어떻게 처리될까.
 

코백스 등과 7600만명분 계약
연말까지 4355만명 접종 계획

생산 차질로 물량 부족 우려 제기
손실·재접종 등 대비 여유분 확보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 1분기 안에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요양병원 입소·종사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의료인 등 130만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우선 접종할 계획이다. 2분기 땐 65세 이상 고령자 등 900만명이 대상이다. 3~4분기엔 접종 인원이 확 늘어난다. 일반 성인(18~64세)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총 3325만명에 달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이렇게 올 연말까지 4355만명이 백신을 맞는다.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소아·청소년과 임신부를 제외한 전 국민이 접종 대상이다.
  
생산 현황따라 순차적으로 들어와
 
정부가 확보한 백신 물량은  ‘코백스 퍼실리티’ 1000만명분 등 7600만명분에 이른다. 우리 국민 5182만명을 한 번씩 맞추고도 남은 물량이다. 질병청은 “현재 백신 개발 성공 여부, 허가 범위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남아서 폐기할 우려보다는 충분한 백신 확보를 통한 국민 건강 보호 측면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각 국에서도 충분한 백신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제때 필요한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물량 구매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계약한 백신 물량은 한꺼번에 국내로 들어오는 게 아니다. 생산 현황에 따라 나눠 들어온다. 계약때 명시한 시점보다 늦게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앞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유럽에서는 백신 생산이 늦어지면서 공급 문제가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화이자는 이달 초 이탈리아 정부에 공급 물량을 30% 가량 줄이겠다고 통보했고, 이탈리아 곳곳에서 백신 접종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화이자를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최근 유럽연합(EU)에 제공하기로 했던 물량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고 일방 통보하면서 EU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이런 상황을 일찌감치 파악하고도 EU 국가들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U에서는 영국 등에 물량을 먼저 대기 위해 EU 공급 물량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날벼락을 맞은 독일은 약속한 물량을 채우기 전까지 EU 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세계적인 백신 확보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물량은 통상적 집단 면역을 확보하는 데에는 충분한 물량”이라며 “다만 백신 제조·생산의 유동성, 면역력 지속 기간의 불확실성, 백신별 이상 반응 등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여유분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상반기 접종한 이들이 가을쯤 재접종해야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천병철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은 인류가 처음 접종하는 종류라 백신으로 얻은 항체가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6개월 정도 항체가 유지된다면 재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접종 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백신도 나올 수 있다. 국내 도입되는 백신은 1바이알(병) 당 5~10명 분이 담겨있다. 대량 생산, 대규모 유통을 위해서 독감 백신 등과 달리 큰 용량으로만 만든다. 따라서 접종하는 의료진이 이를 ‘분주(주사기로 나누는 과정)’해서 접종해야한다. 1회용 주사기를 백신 병에 꽂아 정확하게 접종 분량만큼만 빨아내서 주사해야 한다. 일반 백신에 비하면 까다롭다. 해외에서도 이 과정에서 손실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다. 백신마다 다르지만 한번 열면 2~6시간 이내 사용해야 한다. 시간 단위로 정교하게 접종 인원을 배분하지 않으면 폐기하는 백신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그랬듯 1~2분기 접종 중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을 모두 고려해 백신을 확보한만큼 초기 문제점을 잘 확인하고 수정해 하반기 대량접종 때는 더 원할하게 접종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 바이러스 백신 효능 49%까지 떨어져
 
한편 코로나19 백신들이 돌연변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노바백스는 28일 영국 등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자사 백신의 효능이 89.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에선 90% 가까운 효능이 확인됐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임상에선 49.4%까지 효능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영국·남아공·브라질에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는 전세계 50개 국가에 퍼졌으며, 한국에도 최근 세 종류 모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효능이 떨어져도 백신 접종을 아예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감염자 수가 적어질수록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능력도 감소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종에 맞서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 접종과 공중 보건 조치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백신으로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만으로도 전파력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체로 백신 거부가 적은 편이지만 처음 도입되는 백신이니 효능과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스더·김민욱·정은혜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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