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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 시대 한국 우주산업 지켜줄 대기업 필요했다”

중앙일보 2021.01.29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지난 13일 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본금 36억원의 코스닥 벤처기업 지분 20%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한화가 공시한 취득목적은 ‘위성분야로 사업확장’이었다.

‘쎄트렉아이’의 박성동·김이을
국내 유일 위성 제작업체 이끌어
“한화 인수로 자본금 1000억 확충
위성개발용 청정시설 확대 추진”

 
한화 계열사가 된 ‘쎄트렉아이’는 1999년 창업한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제작업체다. 이번 쎄트렉아이 인수는 한화그룹의 ‘우주산업 본격 진출’을 알리는 신호라 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 한화테크윈에서 이름을 바꿨지만, 아직 우주 부문 매출은 사실상 전무하다. 반면 쎄트렉아이는 연간 900억원에 가까운 매출에 15%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다. 인공위성 수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공위성 시스템 수출기업인 쎄트렉아이의 박성동 이사회 의장과 김병진 미래기술연구소장, 김이을 대표(왼쪽부터)가 27일 대전 쎄트렉아이 연구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인공위성 시스템 수출기업인 쎄트렉아이의 박성동 이사회 의장과 김병진 미래기술연구소장, 김이을 대표(왼쪽부터)가 27일 대전 쎄트렉아이 연구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를 샀다. 구주 매각이 아니어서 쎄트렉아이 대주주 누구도 ‘돈방석’에 앉지는 못했다. 오히려 지분 비율이 내려가 2대 주주 이하로 밀려났다. 창업한 회사를 키워서 큰 기업에 파는 기존 벤처기업의 대박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지난 22일 대전 쎄트렉아이 본사에서 박성동(54) 이사회 의장과 김이을(52) 대표이사를 만났다.

 
대기업 계열사가 됐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은 창업자 은퇴 이후가 고민이다. 창업주가 떠나도 회사는 영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었다. 창업자가 죽으면 자식에게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과다한 상속세 때문에 오너십이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우주에 관심 있는 대기업이 인수하는 게 현실적 대안이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은 의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쎄트렉아이 발행 주식의 20% 수준을 신주로 인수하고, 전환사채(500억원)도 사서 최종적으로는 약 30%의 지분을 가지는 방식이다. 회사 정관이 허용한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의 최대한이다. 회사 자본금이 1000억원 이상 확충된다. 위성개발에 필요한 청정시설을 확대하는 등 그간 머릿속에 막연히 그려왔던 일들을 실현할 계획이다.”
 
한화가 1대 주주가 되면 경영진이 물러날 수도 있지 않나.
"나(박성동 의장)는 지분이 기존 17%에서 10%로, 김 대표는 2%에서 1%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괜찮다. 한화에서 우리 경영진을 그대로 두기로 약속했다. 한화는 사외이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왜 한화인가.
"국내 대기업 중에 우주산업을 비전으로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75t 엔진 조립도 이곳에서 한다. 한화가 뉴스페이스 시대 한국의 우주산업을 이끌어주리라 기대한다.(※뉴스페이스(New Space)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우주시대를 벗어나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기업이 우주산업 시대를 이끄는 것을 뜻한다.)”
 
한국에도 뉴스페이스 시대가 오고 있다는 얘기인가.
"뉴스페이스의 제일 큰 정의가 민간이 우주에 자본을 투자하느냐다. 국내 신생 로켓 개발사인 페리지항공우주 같은 곳에도 이미 엄청나게 투자가 몰리고 있다. 누적투자가 200억원을 넘었다. 우리 쎄트렉아이도 사실상 투자를 받은 거다. 그간 국내 우주개발은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의 낙수효과 수준이었다. 이제 우리 민간자본이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우주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국내 대기업은.
"한국항공우주(KAI)가 중대형 인공위성을, 한화시스템는 적외선과 레이더 탑재체를, LIG넥스원은 다목적 실용위성 6호의 탑재체를 개발하고 있다.”
 
대전=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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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