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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익공유제 참여 늘리려고 국민연금까지 동원하나

중앙일보 2021.01.29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및 입법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및 입법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익공유제와 사회연대기금에 대한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평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기금 투자에 ESG 반영 추진
이익공유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사회적 경제’ 5법도 임시국회 처리
야당 “자발적 참여 빙자한 강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및 입법 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이익공유제 참여를 독려하는) 방법의 하나는 인센티브 강화지만, 그 연착륙을 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을 ESG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2019년부터 ESG 평가를 투자 결정에 반영했고, 2022년까지 ESG 가치 반영 자산을 전체 자산의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사회연대기금의 형성에도 ESG 평가를 통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투자 여부를 결정하거나, 공공조달에 반영하거나 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기업이 이익공유제에 참여하면 ESG 평가가 좋아져 연기금 투자를 받기 유리해질 거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연기금 투자에 반영하는 건 법 개정이 필요 없지만 공공조달에 반영하려면 조달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이런 게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나 공공조달에 ESG 평가를 적용하면 이익 독점 기업엔 돈이 덜 몰리고, 이익 공유 기업엔 더 많은 이익이 가게 된다”며 “이는 시장 친화적인 인센티브 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여당이 기업에 이익공유제를 강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가 평가하는 ESG를 정치권이 나서서 이익공유 지표로 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도 “이 대표가 ‘자발적 참여’를 빙자하더니 결국 ESG와 연계해 강제적으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애초에 ESG가 주관적인 평가라 문제가 적지 않은데, 이걸 이익공유제와 연동한다는 건 사실상 기업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손 안 대고 코 풀기식 정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률 제정·개정안 5건을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이들 5개 법안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사회적가치기본법 ▶마을기업육성법 ▶신용협동조합법 ▶서민금융지원법이다. 사회적 경제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천을 촉진해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고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그간 축적을 바탕으로 사회적 경제를 공고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사회적 경제와 가치를 사회주의 경제 및 가치로 오역하는 태도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사회적 경제 활성화 법안을 포함한 103개 처리 법안 목록을 확정했다. 민주당의 법안 목록에는 가사서비스산업육성법과 ‘규제 샌드박스 5법’ 등 기업들이 요구해 온 규제 개혁 법안도 포함됐다.  
 
오현석·김준영·남수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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