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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스크 쓰라하나" 확진 35명 안디옥 교회 앞서 화낸 남성

중앙일보 2021.01.28 17:19
“이렇게 검사를 안 받으시면 우리는 너무 허탈하죠.”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안디옥 교회’ 주차장에 차려진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추위에 떨던 한 의료진이 텅 빈 대기장소를 바라보며 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안디옥 교회 측이 전수검사를 받겠다고 광주 서구 보건소에 알려서 세워진 임시 선별진료소지만, 이날 50여 명만 검사를 받았다.

광주 안디옥 교회 31명 감염, 550명 검사 대상


 

방역당국, 550명 중 240명 검사 파악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안디옥 교회 주차장에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진료소가 세워졌지만, 찾는 교인이 적어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안디옥 교회 주차장에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진료소가 세워졌지만, 찾는 교인이 적어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에 따르면 28일 오후 2시 기준 안디옥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총 31명이다. 지난 24일 일요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이 첫 확진 판정을 받았었고 교인과 가족들 사이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안디옥 교회 측은 방역당국에 지난 24일 총 4차례에 걸친 예배에 참석한 550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곳 교회의 좌석 수는 2000여 석이지만, 정확한 교인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교인이 가장 많을 때는 1200~1300명에 달했는데 최근에는 700~800명 수준이고 일요일 예배를 본 교인 명단은 550명”이라고 말했다.
 
 28일까지 검사를 받은 교인은 240여 명이다.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인원을 제외한 190여 명이 관할 구청 등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예배를 본 교인은 모두 검사를 받으라는 재난문자도 보냈지만, 방역당국이 파악한 검사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내가 왜 검사받아야 하냐” 항의도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방역당국이 광주시 서구 안디옥 교회 주차장에 설치한 임시 선별진료소. 뉴스1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방역당국이 광주시 서구 안디옥 교회 주차장에 설치한 임시 선별진료소. 뉴스1

 안디옥 교회 앞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남성이 의료진을 향해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그는 “내가 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면서 “모두 교회 탓이냐. 백화점이나 식당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느냐”고 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항의하던 남성에게 의료진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했지만, “왜 마스크를 쓰라고 하느냐”며 거부했다. 교인으로 추정되는 몇몇 인원이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 과정만 묻고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이날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아직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을 상황은 아니지만, 검사율이 저조하면 의무 검사 행정명령을 내려서라도 검사를 받게 해야지 않나 싶다”고 했다.
 

목사는 노(NO) 마스크 설교

28일 광주광역시 서구 안디옥 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곳 교회에서 3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프리랜서 장정필

28일 광주광역시 서구 안디옥 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곳 교회에서 3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프리랜서 장정필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24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한 안디옥 교회 목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설교를 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 교회는 지난해 8월 서울 광화문 집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급증했을 당시 광주시가 예배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대면 예배를 강행해 처벌받았다.
 
 현재 대면예배는 전체 좌석 수의 20%까지만 허용된다. 안디옥 교회는 시간대별로 4차례에 나눠 진행한 일요일 예배에서 각각 100여 명의 교인이 참석했다고 방역당국에 알렸다.
 
 각각 예배는 2000석의 20%인 400명 이하로 진행돼 방역지침은 위반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수요일에도 예배가 진행된 정황을 확인하고 참석자 숫자를 파악 중이다.
 

교회 측 “익명검사 더해 360명 검사”

 
 안디옥 교회는 “550여 명 검사 대상자 중 240여 명만 검사를 받았다”는 방역당국 발표 뒤 “360여 명이 익명검사를 받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120여 명이 익명검사를 받았고, 일요일 예배 참석 인원도 중복으로 참여한 교인들을 제외하면 400여 명이 참석했다는 것 교회측 주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파악한 검사자 숫자는 240명”이라며 “익명검사를 받았다는 120명의 명단을 의무 제출하도록 했고 오늘 오후 10시까지 검사를 받지 않으면 행정명령 통한 명단 확보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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