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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尹선배' 이종근 "불륜한 놈도 檢개혁 핑계대는 시대"

중앙일보 2021.01.28 13:08
24일 저녁 불 켜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24일 저녁 불 켜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정년퇴임으로 검찰을 떠나는 검사가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을 핑계로 댄다는 검찰개혁 과잉의 시대”라며 “거짓과 요설이 횡행하는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정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인 이종근(63) 검사는 27일 검찰 내부망에 퇴임 인사를 올려 “지금 검찰은 외부의 극심한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검사는 “을사오적처럼 안타깝게 내부에서 외압에 편승하는 일부 세력이 있고, 그들처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역사 속에서 그들의 발밑에서 간신으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며, 을사오적 그들처럼 되는 일은 어찌 보면 이리 쉬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라는 등으로 거짓말을 하며 아무리 우겨도 우리 대부분은 이를 믿지 않는다”며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자들을 우리 업무상 수없이 많이 겪어왔는데, 그런 황당한 거짓말에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는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을 핑계로 댄다는 검찰개혁 과잉의 시대에, 마르크스 경제학을 이용해 통계를 조작해 나가면 북한처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등극하게 되겠지만, 우리나라가 조작에 의해 행복한 것으로 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 거짓과 요설이 횡행하는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도록 노력해야 하겠다”고 했다.  
 
이어 “‘암살’이라는 영화에서 일본의 밀정으로 나온 배우 이정재의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라는 대사처럼, 그들이 ‘망할 줄 몰랐다’고 변명하며 살게 해주자”고 덧붙였다.  
 
이 검사는 “그들은 우리 검찰인들의 법치와 정의 수호에 대한 자긍심을 두려워하면서 이를 오만이라고 욕하고, ‘나폴레옹’ 돼지에게 복종할 것을 강요하며, 지역적 이익으로 유혹한다”면서 “국가 중앙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으면, 검찰이 그동안 국민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을 지키며 나라와 사회에 공헌한 것에 대해 반드시 역사의 평가를 다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다. 199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대전지검 형사3부장, 울산지검 형사1부장, 수원지검 형사2부장, 충주지청장 등을 지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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