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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삼촌과 특수관계 아니다 선언…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불붙나

중앙일보 2021.01.28 11:07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대표 보고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의미한다. 
 
박 상무는 28일 공시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호석요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 상무의 공시와 주주제안을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재계에선 박 상무의 지난 27일 공시에 대해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상무가 법무법인을 선임해 관련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런 해석은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박 상무가 제시한 주주제안을 공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0년 12월 말 기준 당사 대주주 특수관계인이자 현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철완 상무로부터 사외이사, 감사 추천 및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해 거부 방침도 분명히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입장문에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사회·경제적 여건 속에서 사전협의 없이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하면서 단기적인 주가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시도하는 불온한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주주들에게 당부한다”며 “회사의 경영안정성과 기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고자 하오니 주주들의 적극적 협조와 지지를 바란다”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박찬구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박 상무보다 적은 6.7%다.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전무가 7.2%, 딸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하고 있다. 개인 지분과 별도로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비율은 18.35%에 이른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 금호석유화학

 
재계에선 경영권 분쟁의 씨앗이 지난해 7월 뿌려졌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7월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했으나 박 상무는 승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의 균열 조짐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으로 매각되면서 박 상무가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상무는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금호그룹에 발을 들였고, 평소 아시아나 항공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재계는 오는 3월 치러질 주주총회를 주목한다.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건설업체 IS동서와 박 상무가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 박 상무·IS동서 연합군이 이사 선임·해임 등을 두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서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비율이 높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에 앞서 금호그룹에서는 지난 2009년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회장 간 형제의 난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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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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