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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쓸어담는 선진국…미국 “2억회 추가 주문” 독일 “유럽 외 수출 막자”

중앙일보 2021.01.28 00:02 종합 3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공급 물량 부족이 심화하면서 추가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부자 나라들이 다량의 백신을 쓸어 담는 ‘마구잡이 사재기’ 현상은 물론 유럽에선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제한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확보 경쟁은 이미 주요국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고 접종에 들어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에 집중된다. 미국·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 등 후발 주자들의 승인이 늦어지고 이미 접종에 들어간 백신도 애초 약속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량난에 바이든 “이건 전시 사업”
WHO “전 세계 도덕적 실패 치달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후속 대응책을 발표하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각각 1억 회분씩 모두 2억 회분을 추가 주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늦여름·초가을까지 미국인 3억 명(전체 인구 약 3억2000만 명)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건 전시(Wartime)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에 따라 미국이 확보한 백신은 4억 회분에서 6억 회분으로 50% 늘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3주 동안 각 주의 백신 공급을 16% 늘려 매주 1000만 회분을 접종하고 100일 안에 1억 명에게 접종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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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선 독일이 회원국들이 백신을 역외 수출할 때 허가를 받게 하자는 제안을 유럽연합(EU)에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29일 EU의 새로운 수출 규제 정책 발표를 앞두고 유럽에서 생산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의 수출을 제한하자는 의견을 EU에 전달했다. FT는 자국에 복수의 백신 생산 시설을 두고 있는 독일이 비유럽 지역 수출 통제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부자 나라들의 독점·선점에 따라 ‘백신 민족주의’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국가·지역 간 접근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WHO 이사회 연설에서 “일부 국가와 제조사들의 ‘나 먼저(Me-First) 접근법’에 전 세계가 파국적인 도덕적 실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자멸적인 백신 민족주의가 글로벌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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