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대북정책 대놓고 때린 정박…바이든, 동아태 담당 앉혔다

중앙일보 2021.01.28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로 임명된 정 박 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미 중앙정보국(CIA) 대북 선임분석관을 지낸 그는 ‘김정은 전문가’로 불린다. [중앙포토]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로 임명된 정 박 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미 중앙정보국(CIA) 대북 선임분석관을 지낸 그는 ‘김정은 전문가’로 불린다. [중앙포토]

정부의 대북정책을 ‘짝사랑’이라고 비판한 한반도 전문가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에 임명됐다.
 

정박, CIA·DNI서 한반도 정보 분석
북한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 시각
지난해엔 김정은 분석한 책도 내
차관보 대행은 성김 한국계 약진

정 박(47)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로 국무부에 합류하게 됐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자신의 발탁 소식을 알렸다.
 
박 부차관보는 국내외에서 한반도 정보 분석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9~2017년 국가정보국(DNI)·중앙정보국(CIA)을 거치며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과 대북 선임분석관, 동아시아·태평양미션센터 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김정은 전문가’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의 미래를 분석한 저서 『비커밍 김정은: 북한의 수수께끼 같은 젊은 독재자에 대한 전직 CIA 분석관의 통찰』을 출간했다.
 
국무부 부차관보는 통상 한국의 외교부 국장(2급)과 동급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박 부차관보는 전임 마크 내퍼 부차관보에 비해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영향력도 강해지는 등 2급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데다 ‘보텀 업(bottom up·상향식)’ 기반의 실무 협상을 중시하면서 부차관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외교가에선 국무부 동아태국 라인이 한국계인 성 김 차관보 대행과 박 부차관보로 짜였다는 점에서 ‘훈풍’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가 지난해 펴낸 책 『비커밍 김정은(Becoming Kim Jong Un)』. [중앙포토]

그가 지난해 펴낸 책 『비커밍 김정은(Becoming Kim Jong Un)』. [중앙포토]

하지만 박 부차관보는 ‘한국계’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껄끄러운 파트너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현 정부의 대북정책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수차례 보여왔기 때문이다.
 
박 부차관보는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자격으로 쓴 ‘한국 민주주의에 드리운 북한의 긴 그림자’라는 기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화해라는 아직 이루지 못한 짝사랑 같은 약속(unrequited promise)을 위해 북한과의 화해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국민의 자유를 선택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드 체계 재검토나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탈퇴 위협 등은 한국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센터장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추가 인선 등의 변수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반도 업무를 포괄적으로 맡는 동아태국 부차관보가 대북정책의 주요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박 부차관보는 지금까지 한국의 대북정책이나 북한 비핵화 진전 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껄끄러운 상대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상원은 26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78표, 반대 22표로 처리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명자’ 꼬리표를 뗀 이후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부 장관과 가장 먼저 통화했고, 이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통화했다. 세 번째 통화 상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었다.
 
한·미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간에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강 장관은 또 신임 외교부 장관이 취임하는 대로 조기에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말도 남겼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서울=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