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년치 손실보상’ 논란 커지자, 홍익표 “소급적용 안된다”

중앙일보 2021.01.28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홍익표

홍익표

코로나19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주장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논란이 ‘불가’로 가닥을 잡았다. 27일 열린 민주당 비대면 정책의원총회에서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코로나 팬데믹 같은 새로운 전염병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법적 근거”라며 “소급적용 논란은 여기서 마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세균, 홍 “3월 지급” 발언 후 전화
“오해 소지 있으니 수정해달라” 요청
문 대통령 “재정 감당” 발언도 영향
홍익표 “미래 위한 시스템 마련”

홍 의장은 보상금 지급 시기를 “3월 안, 늦어도 4월 초”라고 언급해 소급보상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장본인이다. 민주당은 소급적용 불가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은 4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손실보상제 도입을 놓고 여권이 그동안 갈등 양상을 보인 건 도대체 왜일까. 당초 이 문제는 전체 여권과 기획재정부의 대립 구도로 전개됐다. 정세균 총리가 제도 도입을 위해 총대를 메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고 하면서 갈등으로 비화했다. 그러자 여권은 24일 밤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봉합을 시도했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당은 선거 전에 4차 재난지원금이 됐든 손실보상금이 됐든 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손실보상제를 도입하되 소급 적용 없이 순수히 미래를 위한 시스템 마련을 위한 것으로 하자’는 컨센서스가 겨우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5일 아침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라디오에 나와 ‘3월 안, 늦어도 4월 초’ 얘기를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홍 의장의 발언은 전날 회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마치 ‘속전속결로 입법을 마무리하고 손실보상금을 선거 전에 지급한다’는 것이 여권의 입장인 것처럼 비쳤다. 이에 정 총리는 곧바로 홍 의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진의를 물었다고 한다. 정 총리는 “홍 의장의 발언은 4차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1년 치 손실을 모두 소급 보상해 준다는 뜻으로 오해될 수 있으니 적절하게 수정해 달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당은 이후에도 홍 의장의 입장을 번복하거나 철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3월 정액 지원’ 등 ‘현금 살포’를 예고하는 주장들이 증폭돼 흘러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런 상황에서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25일 오후 복지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재정이 감당하는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와 당·정이 검토하라”고 직접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재정’과 ‘중기부’라는 말이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이었다고 한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재정 건전성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소급 불가 원칙을 밝힌 것”이라며 “주무를 중기부로 특정한 것 역시 당에서 거론되는 감염병 예방법 개정이 아닌 소상공인법 개정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당초 감염병예방법에 손실보상금의 근거를 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코로나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문 대통령의 생각과 방향이 달랐다. 여권 관계자는 “중기부가 주무가 된 배경은 손실보상제가 코로나뿐 아니라 향후 다른 이유로 소상공인의 영업활동이 제한될 경우에도 대비하자 것으로 헌법정신을 포괄적으로 반영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정 총리와의 협의회에서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생각을 확인한 홍남기 부총리는 27일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손실보상 문제는 오늘 방안을 마련하고 내일 입법한 후 모레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당도 이날 ‘소급 적용 불가’쪽으로 급히 선회했다.   
 
강태화·김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