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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체포 우려" 푸틴에게 전화 건 바이든, 첫 통화부터 신경전

중앙일보 2021.01.27 15:1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첫통화부터 상대국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며 기선제압을 시도했다. 그러면서도 양국의 공동 현안인 핵통제 조약 연장에는 합의했다. 
 

나발니·해킹 문제 놓고 팽팽한 기싸움
미군 살해 사주 등엔 추가 제재 경고도
미-러 핵통제 조약 5년 연장에는 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시간) 취임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상대국 현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핵통제 조약 연장에는 합의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시간) 취임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상대국 현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핵통제 조약 연장에는 합의했다. [AFP=연합뉴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러시아의 미 연방기관 사이버 공격, 2020년 미 대선 개입,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구금, 우크라이나 공격 등을 이야기했다. 특히 나발니를 상대로 한 독살 시도와 체포에 우려를 표하고, 석방을 요청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배후설이 제기된 의혹들을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은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해킹, 미군 살해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추가 제재도 언급했다. 신경전을 넘어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러시아의 악의적 행동에 확실하게 행동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는 덮어뒀던 사안들이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러 행보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양국이 반드시 결속을 강화하지 않더라도 이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2011년 러시아에서 만난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2011년 러시아에서 만난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푸틴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 탈퇴,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등 미국의 국제조약 탈퇴 문제를 꺼내들며 반격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회의 소집 구상 등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현안도 강조했다. 
 
다만 내달 5일 만료를 앞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5년 연장하는데는 동의했다.
 
2010년 4월 양국이 체결한 뉴스타트는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 등 핵탄두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줄이자는 조약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미국 측이 먼저 주러 대사관에 연장 제안 문서를 전달했고, 러시아 외무부도 이 제안을 수용했다.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해당 조약 연장에 대한 합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크램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정상화가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으며 이날 즉각 하원에 연장 법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두 대통령은 투명하고 일관된 소통을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러시아의 요청에, 바이든 대통령이 응하면서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동맹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먼저 대화하며 결속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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