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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 안녕하십니까…토지문학상 대상 작가 ‘일곱 편의 이야기’

중앙일보 2021.01.26 15:28
토지문학상(이른바,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상 대상), 영목문학상 수상 작가 한사람의 첫 작품집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가 지식과감성에서 출간되었다.
 
진지함, 담백함, 따뜻함, 유머, 위트 그리고 통찰과 페이소스가 살아 있는 개성 강한 일곱 편의 각기 다른 이야기가 실려 있다.  
 
우열의 구별,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인간 생태계를 개의 시선으로 그린 토지문학제 대상 수상작 「안락사회」는 안락사가 안락사회로 확장되는 현실을 독창적이고 예리하게 포착한 작가의 눈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는 오늘날 코로나19로 더욱 심화된 언택트시대의 단면을 일찍이 앞서가 예언자처럼 그려 낸 「코쿤룸」으로도 이어진다. 레트로풍 감성의 이야기 「집구석 환경 조사서」는 심각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웃기고 엉성한 가족의 단상을 ‘웃프게’ 담아 내고 있으며, 물질을 끊임없이 욕망하는 젊은 청년의 이야기 「아름다운 나의 도시」는 욕망의 자극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이 서 있는 현실의 자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한편 「기억의 제단(祭壇)」에서는 참과 거짓의 경계를 잃어버린 채 ‘기억’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한 소설가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조용한 시장(市場)」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일상 영유의 장소를 넘어 치열한 자본의 시장 한가운데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영목문학상 수상작인 마지막 이야기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되바라진 듯 보이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성성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한사람 작가는 “10여 년간 소설 창작에 몰두해 오던 중, 예고 없이 닥친 번아웃증후군을 극한까지 경험해 보았다. 무려 6년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이제야 조금, 아주 조금 일상의 최소한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 있다”고 고백한다. 지독하게 자기 통제하에 글을 쓰다 지독한 번아웃을 겪은 작가는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내려놓으며 동시에 삶에 대한 ‘내려놓음’을 연습하면서, ‘애증의 글쓰기’를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첫 집필 시작 이후 10년, 번아웃 6년. 도합 16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이 작품집의 출간 동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에 대한 애정을 덜어냄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이다. 책의 형태로 독자에게 온전히 다가가고자 출간한 일곱 편의 이야기는 한 편 한 편이 색다르다. 작가의 주된 감수성이 무엇일까 의심될 정도로 문체와 느낌이 각기 달라 작가의 넓은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다.
 
여타의 소설집과 달리 한사람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스스로 피사체가 되어 작업한 사진을 함께 실었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표지 사진과 내용을 압축한 이미지 사진, 그리고 해설 대신 한 장의 사진을 넣었다. 소설과 사진으로써, 그리고 직접 사진의 모델이 됨으로써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 행위예술적 자세는 소설과 타 장르와의 융복합적 시도라 해도 무방하다.  
 
한편 제목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는 이 작품집의 전체를 꿰뚫는 가장 적절한 문장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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