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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차기경쟁이 부른 코로나 보상 혼선…野 "레임덕 징후"

중앙일보 2021.01.25 17:27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오전 한-우즈벡 부총리 화상회의를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전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왔지만, 기재부는 "감기몸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오전 한-우즈벡 부총리 화상회의를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전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왔지만, 기재부는 "감기몸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사회연대기금.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권에서 거론되는 정책들이다. 정책마다 막대한 재정 투입이나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하지만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국회에서 상세히 논의된 적은 없다. 야당에서 “선거를 위한 급조용 대책”(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메가톤급 정책이 잇따르는 상황에 대해선 기획재정부도 난색을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아무리 재정을 지원한다고 해도 피해를 회복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영업 살리기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조속히 마무리돼서 민간 소비가 활력을 되찾는 것”이라는 게 홍 부총리의 생각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도 불참했다. 기재부는 “감기몸살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정치권 일각에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잇따라 기재부를 질책했기 때문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임기 말 레임덕 징후인가. 경제부총리는 여기저기 치이고 눈치 보고, 도대체 대통령이 있긴 하냐”고 꼬집었다. 
 

정세균 “기재부의 나라냐”…손실보상제 추진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발언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발언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영업제한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제를 수면 위로 띄운 건 정 총리였다. 정 총리는 지난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영업 손실보상제’를 법제화하라고 지시했다. “(손실보상을)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을 향해선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또 한 번 말해야 하냐”(20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정 총리가 근거로 드는 건 헌법이다. 헌법 제23조 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처음엔 ‘권고’였던 방역 지침이 지금은 행정 명령으로 이뤄지니, 헌법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하자는 취지”라며 “그렇다고 소급 보상까지 할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권 내 일각에선 정 총리의 움직임을 차기 대선 행보와 연결짓는 시선도 있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과 달리, 이번엔 단호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서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8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자영업자들의 생활고를 묻는 말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으며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 총리는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분”이라며 “자영업 대책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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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재부만 중앙정부?”…보편지급·확장재정 강조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도민 1인당 10만원 지급을 공식화 했다. 이 지사는 이날 당정의 온누리상품권 공급 대책을 언급하며 "상품권을 공급해서 소비하게 하는 것이 방역에 문제가 없다면, 1인당 10만원 정도의 소액 지원이 유독 방역에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비판을 에둘러 반박했다. 경기도청 제공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도민 1인당 10만원 지급을 공식화 했다. 이 지사는 이날 당정의 온누리상품권 공급 대책을 언급하며 "상품권을 공급해서 소비하게 하는 것이 방역에 문제가 없다면, 1인당 10만원 정도의 소액 지원이 유독 방역에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비판을 에둘러 반박했다. 경기도청 제공

 
이 지사는 연일 기재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3일엔 “(재정을)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안 그래도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고 국가 부채 증가를 내세우며 소비지원, 가계소득지원을 극렬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밝혔다. 24일엔 광역버스 재정 분담 문제를 거론하며 “기재부만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 국민 보편지원’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집행의 시차를 고려하여 최대한 빨리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착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엔 경기도 차원의 도민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 지급도 공식화했다.
 
이른바 ‘이재명계’ 의원들은 “설 직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의 연말·연초 특수가 사라진 상황인 만큼 추경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수도권 의원)는 논리다. 또 다른 이재명계 의원은 “지급 시기를 유보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실제 지급되면 결국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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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은 기재부 옹호…‘협력이익공유제’에 무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협력이익공유와 사회연대기금이 참여 주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협력이익공유와 사회연대기금이 참여 주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대적으로 기재부에 우호적이다. 지난 23일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기획재정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라며 정 총리와 이 지사 모두를 향해 각을 세웠다.
 
이 대표가 대신 무게를 실은 건 자신이 꺼내 든 이익공유제다. 특히 기업의 자발성을 강조하며 이름도 ‘협력이익공유제’로 구체화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플랫폼 기업 협회와의 이익공유제 화상 간담회에서도 “스타트업 기업들이 오히려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익이 없는데 이익을 공유하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영업제한손실보상제와 사회연대기금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연대기금에는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외에도, 시드머니 개념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다”(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설명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 중 당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 TF 회의를 열고 ‘이익공유제’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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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일각 “조율 없는 정책에 혼란”

 
여권 차기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정책 레이스를 벌이는 상황에 대해, 여당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소상공인 지원이 시급하지만, 당·정·청의 내밀한 조율 없이 정책이 마구 쏟아져 혼란이 적지 않다”(중진 의원)는 내부 비판도 있다.
 
여전히 방역 강화를 통한 경제 살리기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공항 출입국 ‘신속 유전자 증폭(PCR) 검사’ 도입을 위한 간담회를 연다. 이 의원은 토론회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보상이나 재난지원금보다, 방역과 경제활동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솔루션에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속 PCR은 현재 최소 6시간이 걸리는 검사 시간을 1시간 안팎으로 단축하면서 정확도는 95%에 달하는 기술로, 지난달 말부터 경기도 여주시에서 시범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현석·송승환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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