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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8살 비극 없게···출산 즉시 등록, 친모 공개 안해도 된다

중앙일보 2021.01.25 16:18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모든 아동이 출생 즉시 당국에 등록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시행된다. 최근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미등록 아이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부모에 의해 숨지는 비극이 잇따르면서 관련 제도 도입 요구가 커지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현재 친부모에게 집중된 출생 신고 권한을 넓혀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즉시 출생 사실을 행정당국에 알리도록 의무를 부여한다.   
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 백모(44)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 백모(44)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복지부 업무보고

친모 공개 않는 '보호출산제'도 도입

보건복지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올해 상반기 중 법무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할 것”이라며 “의료기관에서 출생정보를 통보하기 위한 전산망 구축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출생신고는 부모가 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모가 의무를 게을리하거나 고의로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아동은 태어나도 태어난 게 아닌 상태가 되어 법적 보호나 복지 혜택 등에서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실제 최근 인천에서 출생신고가 안 된 8살 어린이가 투명인간으로 살다 친모에 의해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출생신고 제도의 허점이 문제로 제기됐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출생통보제 도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9년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2020년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 등을 통해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긴 했으나 이후 관련된 구체적 안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2017년 서울 중구의 한 병원 신생아실에 놓인 아기 바구니 곳곳이 비어 있다. 뉴스1

지난 2017년 서울 중구의 한 병원 신생아실에 놓인 아기 바구니 곳곳이 비어 있다. 뉴스1

손문금 복지부 출산지원정책과장은 “출생통보제는 기존 신고제를 보완하는 제도로 가족관계등록법이 바뀌는 게 먼저”라며 “관할 법무부에서 관련 추진 방안을 마련하면 의료기관 등과 구체적인 시행 관련한 협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과장은 “의료기관에서는 행정업무를 최소화해달라는 의견이 있어 기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법이 개정되면 예산을 확보해 빠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생신고 시 친모 신상을 가리는 보호(익명)출산제도 함께 추진한다. 출생통보제만 도입할 경우 미혼모가 병원 가기를 꺼려 유기 아동이 늘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보호출산제는 사실상 비밀출산제로 신상 노출을 원치 않는 산모가 익명으로 출생을 등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출생증명서 등에 친모의 이름을 가명으로 기록하고 아이가 태어난 날짜, 장소 등만 명시하게 하는데 이와 비슷한 형태를 정부가 고민 중이다.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연합뉴스

 
업무계획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집단면역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 11월까지 우선접종권장 대상자 80%, 전국민 70%에 무료 접종을 추진한다. 또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재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종합계획을 하반기에 발표한다. 정부는 인력 수요를 추계한 뒤 양성·공급, 근무환경 개선, 적정 배치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조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전반적인 계획은 의료계와 협의해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간 병상이 균형있게 공급되도록 지역별·기능별 병상 수급현황 분석을 토대로 병상수급 기본시책도 하반기 중 마련한다. 평상시 적정 보유병상과 위기 시 필요한 중증도별 병상 규모를 분석한 뒤 확충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감염병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는 코로나 안정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감축하되 필요 시 지체없이 바로 재가동될 수 있게 예비지정제를 운영한다고 당국은 밝혔다. 의료진 처우 개선을 위해 야간간호료와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의 음압격리관리료 인상을 골자로 하는 사기진작 방안을 다음달 발표한다. 
 

하반기 흉부·심장 초음파 건보 적용

이른바 ‘문재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후속 조치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하반기에 흉부·심장초음파, 척추 MRI(자기공명영상)에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한다. 기존에는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 등 4개 중증질환자 등에만 보험 혜택을 줬다.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 뉴스1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 뉴스1

아동을 대상으로는 광주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2곳에서 아동 치과 주치의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이 곳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주치의 계약을 맺은 치과에서 치아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진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불소 도포 등의 처치를 받을 경우 10%만 부담하면 된다. 아동학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전담 공무원 664명과 아동보호 전담요원 524명 등 1200명 가량의 인력을 전국 시군구에 배치한다. 피해 아동의 즉각분리 제도를 위한 쉼터를 76곳서 올해 105곳으로 늘린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과 장애인과가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과 장애인과가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대상자 등 상병수당 도입방안 윤곽

근로자가 건강 문제로 쉬어야 할 때 일부 소득 손실을 보장하는 상병수당을 내년부터 도입하기 위해 올해 중 대상자격과 보장수준·기간, 질병 범위 등을 담은 단계적 도입방안을 내놓고 시범사업할 지역을 선정키로 했다. 내년 중 모든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그간 부양 가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한 18만 가구를 추가로 지원한다.  
 
이밖에 극단선택 시도자 사례관리 병원을 88곳으로 올해 21곳 추가하고, 1393 자살예방 상담전화 인력을 57명으로 현재(26명)의 두 배 이상으로 증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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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올해 K방역과 백신, 치료제 3박자로 코로나19를 조기에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일상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소득, 돌봄, 의료·건강안전망을 강화해 코로나19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 모두가 행복하고 희망을 갖는 포용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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