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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도 "변이가 더 위험"…사망률 상승에 전문가들 긴장

중앙일보 2021.01.25 15:07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AP=연합뉴스]

 
미국의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전파력이 강할 뿐 아니라 치명률도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파우치 소장은 24일(현지시간)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과학자들이 특정 연령대의 사망률을 면밀히 들여다본 결과, 1000명당 1명꼴이었던 사망률이 1000명당 1.3명으로 올라갔다"며 "이는 유의미한 수준의 증가"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에서도 영국에서 나온 결과와 일치하는 데이터가 나왔다"며 "우리도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유능한 영국 전문가들이 발표한 내용을 믿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변이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독성, 인체에 손상을 끼치는 힘이 크다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그간 바이러스 변이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더 많은 중증 환자를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왔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관련 분석이 나오면서 심각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 "백신 가능한 한 많이 접종하는 게 최선"

다만 파우치 소장은 변이 바이러스의 백신 무력화 가능성에 관해 "일부 사례에서는 백신의 효능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백신은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변이의 추가 진화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백신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말했다. 대비는 하되 당장 백신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30% 높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30% 높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더 높은 수준의 치명률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RVTAG) 소속 과학자들이 기존 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치명률을 비교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대비 30% 더 많은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다. 
 

다만 이는 '초기 데이터'로 아직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게 바이러스 학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영국 정부의 발표는 신빙성이 있고, 올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유행을 미리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美 13명 중 1명 감염…바이든 '입국 금지' 서명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 2500만명을 넘긴 미국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는 현재 22개 주(州)로 번졌고, 전체 감염자는 195명으로 늘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도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번지고 있다. 아직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파우치 소장은 "지금은 상륙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조치로 영국, 브라질, 유럽연합(EU)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6일 자로 해제한 입국 제한 조치를 다시 복원하는 행정명령에 25일 서명할 예정이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해당 국가 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입국 금지 목록에 남아공도 포함할 계획이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500만3695명, 누적 사망자는 41만7538명이 됐다. 미국인 13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전세계 확진자는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전세계 확진자는 9964만명을 넘어섰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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