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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文정부 약간의 긴장 가능성···北, 그때 도발할 것"

중앙일보 2021.01.25 02: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 [중앙DB}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 [중앙DB}

"바이든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놓고 약간의 긴장이 있을 것이다. 내 느낌에 그사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발을 하는 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가장 크다."

존 햄리 CSIS 소장 인터뷰
"北 진정성 없어…美, 먼저 시작할 필요 없다고 생각"
"워싱턴은 北 낙관론 없어…한국 정부 너무 낙관적"
"한국인들, 실패에 매몰되지 말고 성취 즐겼으면"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이끄는 존 햄리 소장은 22일(현지시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올해 북·미 관계를 낙관하지 않았다. "북한이 늘 하던 대로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할 경우 어떤 종류이건 관여 또는 협상 가능성을 심각하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부장관을 역임한 햄리 소장은 공화당원이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1·2기 때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양 진영에서 두루 신뢰받는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든 외교안보팀의 한반도 전략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내 느낌에는 바이든 팀은 김정은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정도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안 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 지난 2년간 북한이 새롭거나 실제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북핵 협상)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관여정책을 유지하고자 하지만, 내 느낌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한·미 간 다른 시각이 갈등으로 커질까.
바이든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놓고 약간의 긴장이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북한이 늘 하던 대로 미사일을 쏘고 핵 실험 등을 할 경우 어떠한 종류의 관여 또는 협상 가능성도 심각하게 후퇴시킬 것이다. 김정은이 도발이라는 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곳 사람들은 그걸 예상하고 있어서,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북한 간에 앞으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북한이 이번엔 다를 수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연말과 올 초 김정은 연설이나 성명을 보면 사고가 유연하게 바뀌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그가 트럼프와 주고받은 편지가 솔직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일하게 믿은 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다. 민주당 지도부에선 (편지에 등장하는) 어떤 언급도 진짜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대북 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은.
바이든 행정부의 행동과 말은 매우 중립적(neutral)이 될 것이다.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지만, 북한이 진지하고 진심 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식이다. 김정은은 뭔가 위협적인 행동을 해야 바이든 팀이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매우 틀렸다. 바이든 팀은 협박당해 대화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항상 저지르는 전형적인 실수다.
 
북한이 실제로 도발하면 그 이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만약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어딘가를 겨냥하지 않는 식으로 도발 강도가 크지 않으면 엄청나게 부정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괌이나 일본 등 미군 기지에 가까이 쏠 경우 매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다. 유엔에서 제재를 추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 상황으로 되돌아가는건가.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핵 문제처럼 미국이 관심 있는 것을 테이블 위에 진지하게 올려놓을 생각이 없으면 진정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바탕이 없다. 기본적인 생각은 북한이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4년을 보내면 북의 핵 능력은 더욱 커지고, 오바마 정부 때처럼 바이든 정부도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데.
이해한다. 선택지를 생각해보자. 바이든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을 공격해 김정은을 물러나게 한다?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원하는 것을 준다?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상황은 상당히 제한적인 정책적 선택지 안에서 움직인다. 바이든은 북한이 이 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바꾸는 데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북한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할 것으로 본다. 북한은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이 그렇게 할까.
북한은 핵무기를 끌어안는 게 그들을 생존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과 워싱턴은 북한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북한에 대한 낙관론이 거의 없다. 한국 정부는 너무 낙관적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은 지금 수준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참 바보 같은 50억 달러를 주장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방위비 협상이 정치적 관여를 빼고 기계적인 접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관계 강화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한·미·일 3국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관계를 재건하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일 거고, 스가 총리와 문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협업할 수 있는 관계는 돼야 한다는 게 바이든 팀의 기본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았는데.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고 종용하는 경직된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에 적대적인 관계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바이든 팀은 알 것이다. 무엇을 추진할 때 반중(反中)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미국에 필요할 것 같다. 호전적인 성명 같은 걸로 중국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정서도 생겨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전단금지법을 시행했는데.
북한이 겨우 풍선에 위협을 느낀다는 데에 놀랐다. 이는 북한 정권의 편집증과 불안을 보여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문제를 미국 의회가 다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다른 나라의 국내 정치적 문제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는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로부터 외국인에게 주는 ‘수교 훈장’ 중 최고 등급인 ‘광화장’을 받았는데.
한국 이외에도 독일·프랑스·스페인·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일본 등에서 훈장을 받았지만, 한국은 정말 특별하다. 내 대자(代子)가 한국인이다. 개인적 인연 때문에 관심이 깊고, 한국의 안전과 미래에 대해 걱정도 많다. 남북 분단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인식하지 못하게 했다는 점에서 끔찍하다. 한국인들은 강인함과 국민성, 엄청난 창의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실패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성취를 인정했으면 좋겠다. 
 
◇존 햄리(70)=미국의 세계적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21년째 이끌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때는 국방부 회계감사관(차관급)과 부장관을 지냈다. 워싱턴 속사정에 정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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