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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격차 반발 의식한 與, 정은경 논문 들고 "등교 늘리자"

중앙일보 2021.01.24 18:36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학교가 우리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이상, 다시 학교를 여는 것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2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등교수업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적은 글이다. 유 위원장은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키며 학교를 열면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학생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교육을 위해 관계 부처와 등교 수업 확대를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이 근거로 제시한 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논문과 일본·호주 등 해외 연구 사례였다. 정 청장과 한림대 의대 연구팀은 지난해 5월 1일~7월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소아·청소년 127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학교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3명(2.4%)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문(대한소아감염학회 학술지 27권 3호, 지난달 27일 발간)을 발표했다. 논문은 또 지난해 7월 12일까지 발생한 국내 누적 확진자 가운데 0~19세 연령의 비율은 7.2%로, 등교 중지 전후로 차이가 없었다고도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기홍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달 24일 페이스북에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등교수업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학교가 우리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이상, 다시 학교를 여는 것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기홍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달 24일 페이스북에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등교수업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학교가 우리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이상, 다시 학교를 여는 것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뉴시스

 
이 같은 논문 내용이 알려진 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교육부는 방역 당국과 협의해 신학기 수업 방식과 학교 방역 전략을 미리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또한 22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연구결과를 언급하며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책임 등교 실시를 검토하자”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열린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교육부의 당정 협의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한다. 여당은 어떤 구상을 마련 중인지,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등교 수업 확대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학교는 단순히 지식 전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배우고 돌봄 기능도 수행하는 공간인데,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학력 격차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8월 나온 통계에 따르면, 현장 교사들 80% 가까이가 비대면 수업 이후에 학력 격차가 더 벌어졌고, 벌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방역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정은경 청장 논문과 해외 연구 사례를 보면, 등교를 하는 게 방역에 아주 큰 위험 요소가 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2월 임시국회가 곧 열리는 만큼 상임위 현안 질의 등을 통해 국회가 등교 수업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인 등교 수업 확대 방식과 시기는?
“초·중·고등학교마다 수업 형태와 학생들 생활 패턴이 다른 만큼 한 번에 모두 등교하는 방식이 아니라 등교 범위를 천천히 늘리는 구체적인 방안을 교육부에 요구할 생각이다. 저학년일수록 원격 수업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학년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또 특수학교·소규모 학교 등 돌봄과 교육 격차 문제에 취약한 학교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기는 신학기, 3월부터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관련 논의는 얼마나 진행됐나?
“정 총리가 검토를 지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총론적인 단계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교육부와 가능성 유무를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선생님, 학부모, 아이들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부도 수능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학교 방역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 생겼고, 등교 수업을 재개할 시점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지침 마련이 조만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등교 수업 확대에 소극적이다.
“17개 시도교육감 간에는 자체 협의구조가 있고,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등교수업 의지를 그간 강하게 피력해왔기 때문에 이견을 조율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본다. 교육부가 중심이 돼 큰 틀의 원칙을 잡고, 지역별 학교 현장에서 적용할 세부 계획은 각 시도교육감이 교육청 단위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여권이 일제히 등교 수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커지고 있는 학부모 불만과 교육 불평등 논란과 연관이 있다. ‘공정’과 ‘형평’이라는 가치를 강조해온 여권 입장에서는 등교 제한 조치가 길어질수록 커지는 교육 격차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민주당 의원도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등교 확대를 전면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등교 확대가 교육격차, 기초 학습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감, 교원 단체를 설득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강 의원은 같은 글에서 “등교개학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집단이 교육부였다”며 “단식투쟁이라도 해서 내 생각을 이슈화하고 싶었다. 너무 절박하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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