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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선'된 대서양연어…동해 바닷물로 1m까지 키웠다

중앙일보 2021.01.23 16:00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 길이가 1m에 육박한다. 왕준열PD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 길이가 1m에 육박한다. 왕준열PD

성인이 들기도 버거울 정도로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은빛 물고기. 8년 만에 수입량이 두 배로 늘어날 정도로 '국민 생선'의 반열에 오른 대서양연어입니다.
  

[애니띵]국내산 대서양연어를 만나다

지금까지 100% 수입에 의존하던 대서양연어를 이제 국내에서도 양식한다고 합니다. 국내산 대서양연어, 직접 만나러 갔습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첫 양식 대서양연어…3년 만에 100g→10㎏ 성장

대서양연어 양식을 연구 중인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왕준열PD

대서양연어 양식을 연구 중인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왕준열PD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 동해 바닷물을 끌어와 대서양연어 양식을 국내 최초로 연구하는 곳입니다.
   
양식 수조 속 대서양연어 떼. 왕준열PD

양식 수조 속 대서양연어 떼. 왕준열PD

수조 안에는 엄청난 크기의 연어들이 가득 있는데요. 민물에서 자란 새끼 연어들을 데려와 해수순치 과정을 거친 뒤에 바닷물에서 키운다고 합니다. 해수순치란 염분을 점차 증가시켜 해수와 같은 염분이 되도록 한 뒤 해수로 옮겨 키우는 것을 말합니다. 민물에서 키운 고기를 해수로 바로 옮기면 삼투압 조절이 안 돼 죽기 때문에 대서양연어 양식엔 이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연구팀은 2017년 100g 정도의 어린 연어를 데려와 해수순치에 처음 성공했고, 3년 반 만에 100배인 10㎏까지 키웠다고 하는데요. 현재 700여 마리의 대서양연어를 키우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대서양연어의 성장 속도를 측정하고, 피를 뽑은 뒤 호르몬을 분석해 산란 시기를 연구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수조에서 한 마리를 꺼내 잠시 마취시킨 뒤에 크기를 재봤는데요. 길이는 95㎝로 1m에 육박했고, 무게는 11㎏이 넘었습니다.  
 

“대서양연어는 국내 첨연어와 다르게 한번 산란하고 나서도 죽지 않고 또 알을 가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다른 연어보다 성장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양식할 때 경제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홍우석 강원도 환동해본부 해양수산연구사)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의 속살이 선홍색을 띠고 있다. 왕준열PD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의 속살이 선홍색을 띠고 있다. 왕준열PD

연구팀은 노르웨이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산 양식 연어와 같은 색과 맛을 내기 위해 사료도 연구했습니다. 홍 연구사는 “자연에서는 착색 성분이 들어간 먹이를 먹기 때문에 대서양연어의 속살이 선홍빛이지만 양식 연어에게 일반 사료를 먹였을 때는 넙치처럼 흰색을 띤다”며“착색성분이 들어간 배합사료를 사용해 수입산 연어와 같은 선홍빛을 띠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급성장하는 대서양연어 시장…북한도 양식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 왕준열PD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 왕준열PD

대서양연어는 북미와 아이슬란드, 유럽 및 러시아의 해역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지구의 자기장과 뛰어난 후각을 통해 태어났던 강으로 돌아와 산란하는데 무려 4000㎞ 이상을 이동한다고 합니다.  

 
대서양연어 수컷은 최대 150㎝, 암컷은 최대 120㎝까지 자란다고 하는데요. 평균 4~6년 정도 사는데 무려 13년까지 살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송어속에서도 가장 큰 종으로 전 세계 연어 소비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서양연어의 세계 시장 규모는 총 60조 원 규모에 이른다고 해요.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 등이 이미 양식 사업에 뛰어들었고, 북한도 2009년부터 해상가두리양식으로 연간 20t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의 속살이 선홍색을 띠고 있다. 왕준열PD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양식 연구 중인 대서양연어의 속살이 선홍색을 띠고 있다. 왕준열PD

국내에서도 기름기가 풍부하고 부드러운 연어의 맛에 익숙해지면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국내 연어 소비시장의 규모는 3만 8000t, 약 4500억 원에 이릅니다. 노르웨이와 칠레 등 해외에서 100% 수입하는데, 국내 양식 1위 품종인 광어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2030년에는 대서양연어의 소비량이 연간 6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제2의 배스’ 우려…사전허가 거쳐 양식 허용

대서양연어 양식을 연구 중인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왕준열PD

대서양연어 양식을 연구 중인 강원도 환동해본부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왕준열PD

문제는 대서양연어가 공격성이 강하고 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서 자칫 국내 강이나 바다에 유입될 경우 토종 물고기들이 먹이 경쟁에서 밀리는 등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1970년대 단백질 보충원으로 들여왔다가 지천으로 흘러가 국내 생태계를 점령한 외래종 배스처럼요. 이 때문에 대서양연어는 2016년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됐고, 상업용 수정란 수입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가 최근 허가를 받으면 수정란 수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바꾸면서 상업 양식의 길이 열렸습니다. 대서양연어가 배스와 달리 경제적 가치가 뛰어나고 국내 소비량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엄격한 관리를 전제로 국내 양식을 허용한 것이죠. 이에 강원도와 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연간 6만t 생산을 목표로 연어 양식 산업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4단계 차단망 설치해 유출 막겠다” 

강원도 내수면자원센터의 최종 배수관로 탈출방지시설 설치 모습. 강원도 환동해본부

강원도 내수면자원센터의 최종 배수관로 탈출방지시설 설치 모습. 강원도 환동해본부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유출 사고는 어류를 옮기거나 잡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취급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양식 어류가 배수구 등을 통해 탈출해 생태계로 유입되는 것이죠.

 
대서양연어를 대규모로 양식하는 노르웨이에서는 연어가 양식장을 탈출하면 정부기관에 신고한 뒤에 반드시 전량 회수해야 하고, 회수를 못 하면 벌금을 물립니다. 이런 강력한 규제 때문에 양식업체는 시설을 견고하게 만들고, 양식장 종사자들을 주기적으로 교육하죠.  
 
강원도도 대서양연어의 유출을 막기 위해 4단계의 차단망을 설치하고 수정란의 폐사량, 보유량 등을 매일 기록해 환경부 등에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최성균 강원도 환동해본부 수산정책과장은 “그물막을 설치하고 이중구조로 시설물을 설치해 대서양연어의 생태계 교란, 외부로의 유출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성=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영상=왕준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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