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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결 제도화 최악 상황 막아야”

중앙선데이 2021.01.23 05:00 721호 6면 지면보기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중 대결이 국제화·제도화되는 거다. 반면 다자주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쑤하오 중국 외교학원 교수
기후변화·자유무역·코로나 방역 등
다자주의 협력은 기회 될 수 있어

쑤하오

쑤하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쑤하오(사진)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시했던 동맹과 가치 외교의 부활을 경계하는 한편 다자주의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쑤하오 교수는 중국 외교 인력 양성소인 외교학원에서 전략·충돌관리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중국 외교 정책과 아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로 통한다.
 
트럼프 시대 중국의 대미 외교를 결산하면.
“득실이 엇갈린다. 미·중 관계는 예전의 평온했던 협력에서 경쟁을 넘어 대결 구도로 바뀌었다. 잃은 것은 상호 신뢰다. 경제·무역뿐 아니라, 과학·기술·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갈등이 심화됐다. 비전통 안보 이슈였던 인권·홍콩·티베트·신장·코로나19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중국 입장에선 소득도 있었다. 코로나19 확산과 미 대선 이후 혼란은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환상을 깨뜨렸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도 커졌다.”
 
바이든 시대에도 격변이 예상되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제도화된’ 정치가다. 미국적 가치인 민주와 자유를 중시하면서도 다자주의를 강조한다. 다자주의는 동맹 관계의 제도화와 연결될 수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 너머 동맹국들과 협력 강화를 원한다. 이 부분에서 중국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중국도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만큼 글로벌 기후 변화, 코로나 방역, 무역 자유화 등에서 미국과 협력하길 원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시대의 한·미·일 삼각 군사 협력 등을 되살릴 경우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바이든 집권기 미·중 관계에서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망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는 다자 간 협력이다. 중국도 미국과 협력할 공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반대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대결 구도를 다자 방식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미·중 관계는 제도화된 최악의 대결 구도에 빠져들 우려가 크다.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 미국도 국제적 차원의 대결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거다. 다만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 관계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바이든 시대 북핵 해결 전망은.
“북·미 관계가 바이든 외교의 핵심 이슈는 아니다. 그런 만큼 남북관계도 전환이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남북 모두와 관계가 좋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남북과 북·미 모두에게 긍정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 또 중국은 경제를 중시한다. 남북이 함께 인프라를 건설하면 중국과 철로 연결이 가능해진다. 북핵 문제도 6자 회담 대신 4자 회담을 선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흥미가 없을 수 있지만 중국은 미국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커트 캠벨이 ‘아시아 차르’에 임명됐다.
“캠벨을 잘 안다. 오바마 정부 때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그의 작품이다. 이데올로기와 가치 관념이 강하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복원해 일본·호주·인도와의 다자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배제하는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중 양국은 동아시아에서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다. 한·중 협력에 동남아 국가를 더하는 ‘투 플러스 원’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미국도 한반도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동북아 국가의 협조가 필수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거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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