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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반부패부,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중단 외압 의혹

중앙선데이 2021.01.23 00:20 721호 15면 지면보기
김학의(64)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출금) 의혹 관련 수사를 중단하는 보고서의 ‘문구’를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직접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이 지검장이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을 은폐하려 했다는 1차 공익신고서에 이어 2차 공익신고서에는 이 지검장의 은폐 의혹이 더욱 구체적으로 기재됐다.

본지, 2차 공익보고서 입수
이성윤 지검장이 당시 반부패부장
동부지검장은 출금 요청 승인 거부

수원지검, 연일 법무부 압수수색
추미애, 페북서 수사 유감 표명

 
22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14페이지 분량의 2차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 10일 김 전 차관 사건을 배당받은 안양지청은 3개월 만인 7월 4일 대검 반부패강력부에 ‘김 전 차관 출금 정보유출 의혹 사건 수사결과 보고’를 올렸다. 5일 후에는 공익법무관 2명과 출입국공무원 3명을 ‘혐의없음’으로 처리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안양지청은 수사결과 보고서에 ‘긴급 출금의 위법 여부에 관해 더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적시해 보고했다. 사유에는 ‘야간에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의 작성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돼 더는 진행계획이 없다’고 적시했다. 그런데 이는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해당 문구를 넣어 최종 수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지검장 사후 승인’과 관련, 한찬식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은 “긴급 출금 요청을 사후 추인한 거로 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당시 동부지검에 이런 요구를 한 인물로 이성윤 검사장이 지목된다.

 
또 김 전 차관을 출금한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 검사는 긴급 출금 요청서에 김 전 차관이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사건번호를 기재했다. 출국을 막은 뒤엔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 번호로 긴급 출금 승인 요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출금 승인 요청서에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 한찬식 代 이규원’으로 수기 기재했다.

 
수사 중단 한 달 전인 2019년 6월 안양지청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자격모용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가 가능해 수원고검에 이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하려고 했지만 포기했다고 한다.

 
이에 검찰 내부에서는 “당시 안양지청이 대검 반부패강력부로부터 수사의뢰 범위를 넘는 조사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고 이 검사의 위법행위에 대해 보고도 못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관해 공익신고서에는 “이성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긴급 출금의 위법성 수사 내용을 인지하고 수사를 중단시켰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당시 검찰 관계자는 “대검에서 일선의 수사 보고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을 전부 수사 방해라고 하면 대검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추가 수사를 중단하라고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위법성 논란이 불거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전날에 이어 법무부 등에 대한 압수 수색을 이틀째 이어갔다. 검찰 수사는 크게 두 가지가 쟁점이다. 우선 2019년 김 전 차관에게 이뤄졌던 실시간 출국 조회에 대한 적법성을 따져봐야 한다.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은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 등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 국민의힘 측은 “법무부의 출국 모니터링은 민간인 불법사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차관에게 내려진 긴급출금 조치의 위법성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나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이름 등이 언급되는 만큼 수사 결과가 정치권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가 압수 수색당한 데에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연 누구의 공익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추 장관은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출국 금지가 안 되게 조력하고 출국금지 안 된 정보도 흘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로 이어졌다”며 “검찰은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동영상 같은 결정적 증거를 외면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탄핵하는 수사를 함으로써 공소시효를 다 놓쳤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정유진·채혜선·김민중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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