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개팅때 뭐 입지’ 서비스…LG전자 사외벤처 1호 탄생

중앙일보 2021.01.22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LG전자와 스타트업 육성 기업 퓨처플레이가 협업해 만든 EDWO의 이승미 대표(왼쪽)와 강현진 이사. [사진 EDWO]

LG전자와 스타트업 육성 기업 퓨처플레이가 협업해 만든 EDWO의 이승미 대표(왼쪽)와 강현진 이사. [사진 EDWO]

남성 맞춤형 패션 플랫폼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 ‘EDWO’는 연예계로 치면 대형기획사 연습생 출신의 검증된 신인이다. LG전자와 혁신 스타트업 육성기업(엑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인력·자본이 힘을 합친 케이스라서다. ‘큰 즐거움이 끝없이 펼쳐지는 멋진 여정을 이어가겠다(Eternal Delight, Wonderful Odyssey)’는 뜻의 EDWO는 LG전자 임직원이 외부 기업과 함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사업화한 첫 사례이자 첫 번째 사외 벤처다. 퓨처플레이와 LG전자에서 신사업 발굴을 주도해온 이승미(34) EDWO 대표와 강현진(31) 이사를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팁스타운 사무실에서 만났다.
 

남성 맞춤형 패션 플랫폼 EDWO
퓨처플레이와 인력·자본 합쳐
혁신 스타트업 육성 첫 결실
“LG전자 사장도 부럽다고 격려”

2013년 기술전문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로 시작한 퓨처플레이는 2016년 LG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SK플래닛 등 대기업으로부터 총 30억원을 투자받았다. LG전자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했고, 퓨처플레이는 대기업의 노하우와 자금이 필요했다. 이승미 대표는 “LG전자와 퓨처플레이에서 각각 세 명씩 합류해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개발했다”며 “함께 일해보니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굳이 구분하는게 의미 없을 만큼 양사 모두 빠르고 유연하게 사업을 진행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대면 패션 추천 플랫폼 ‘히든피터’의 서비스 화면으로 올 상반기 론칭할 예정이다. [사진 EDWO]

비대면 패션 추천 플랫폼 ‘히든피터’의 서비스 화면으로 올 상반기 론칭할 예정이다. [사진 EDWO]

EDWO가 올 상반기 출시를 준비 중인 ‘히든 피터’는 남성을 위한 비대면 맞춤형 패션 플랫폼이다. ‘다음 주 소개팅할 때 뭐 입지?’라는 고민이 생겼을 때 히든 피터에 들어가면 체형과 취향에 딱 맞는 패션 아이템을 추천받을 수 있다. 강현진 이사는 “조사 단계에서 남성도 여성만큼 ‘옷을 잘 입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대놓고 ‘나도 잘 입고 싶어’라 말하지는 않지만, 남성은 자신의 체형에 대한 고민, 어떤 아이템을 골라야 할지에 대한 고충이 크더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요즘 이런 디자인의 코트가 유행이야’라는 식의 주입식 추천은 필요 없다”며 “진짜 정확한 추천을 하는 것이 히든 피터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 환경 대신 독립을 택한 이유는 뭘까. 이 대표는 “양사의 프로젝트로 시작했다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밥 얻어먹고 부모님이 세금까지 대신 내주면 진정한 독립이 아니다”라며 “독립한 EDWO가 잘돼서 LG전자·퓨처플레이에 ‘시너지를 내는 협업’을 요청하고 싶다”고 했다. 강 이사는 “바다에 비유하자면 큰 배로 갈 수 있는 곳과 작은 배로 갈 수 있는 곳이 다르다”며 “히든 피터라는 서비스는 작은 배로 더 많은 곳을 탐험해서 가야 할 곳이 많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4~5개월간의 시장조사 기간과 아이템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연말 LG전자와 퓨처플레이에 분사 허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LG전자 임원들을 위한 보고를 준비하면서 ‘대기업은 의사결정 과정이 느리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어떤 소통의 벽도 느끼지 못했다”며 “우리의 백그라운드보단 사업 아이템과 열정만 봐줬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CEO인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우리 보고를 듣더니 ‘대기업에 있는 본인보다 자유롭고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이 부럽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