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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힘든 소상공인, 빅테크가 돈 빌려준다

중앙일보 2021.01.22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소상공인 1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내 상점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소상공인 1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내 상점 모습. [연합뉴스]

금융시장에 대한 빅테크의 파상 공세가 시작된다. 기존 금융권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다.
 

매출흐름·단골비중·고객리뷰 등
비금융정보 대출 심사에 활용

네이버, 대출 신청 매출 기준 낮춰
석달간 50만원 땐 최대 5000만원

가장 먼저 판 키우기에 나선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쇼핑 입점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중 중소사업자 대출 신청 기준을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에서 월 매출 50만원 이상(3개월 연속)으로 내리기로 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면 담보나 보증 없이 최대 5000만원까지 연 3.2~9.9%의 금리로 빌려준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소상공인 대출 기준을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 이상에서 3개월 연속 50만원 이상으로 낮춘다. [사진 네이버 파이낸셜]

네이버파이낸셜이 소상공인 대출 기준을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 이상에서 3개월 연속 50만원 이상으로 낮춘다. [사진 네이버 파이낸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 이상인 중소사업자에게만 대출 신청 자격을 줬다. 사업 시작 한 달 만에 대출 신청 기준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건 한 달간 쌓인 데이터 덕이다. 김태경 네이버파이낸셜 대출담당 리더는 “원리금 상환이 도래한 대출 차주 중 연체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기준 완화로 대출 대상자가 기존보다 40% 늘어나고, 앞으로 신청 기준을 계속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소상공인 1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내 상점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소상공인 1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내 상점 모습. [연합뉴스]

네이버파이낸셜이 매출과 관련한 대출 신청 기준을 낮출 수 있는 것은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매출 흐름과 단골고객 비중, 고객리뷰, 고객 응대 속도 등을 반영한다.  
 
이를 위해 ‘대안 신용 평가 시스템(ACSS)’ 모델을 만들었다. 온라인 사업자의 경우 담보로 잡을 매장이 없는 데다, 창업 초기라 별다른 재무 정보가 없는 탓에 은행 대출이 힘들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 리더는 “직장인은 6개월만 근무를 하더라도 금융 이력이 많이 쌓이지만 사업자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상당히 많다”며 “네이버는 스마트 스토어 사업자의 여러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힘을 쏟고 있는 중금리 개인 사업자 대출은 다른 빅테크·핀테크 업체들도 군침을 흘리는 영역이다. 카카오페이도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출범을 준비 중인 토스뱅크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손잡고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소상공인 1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내 상점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소상공인 1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내 상점 모습. [연합뉴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업력이 짧고 영업장이 없는 온라인 소상공인은 기존의 금융회사인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며 “빅테크와 핀테크 중에서도 전자상거래 등을 해온 덕에 각종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 기업만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각지대 해소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 이력이 없어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씬파일러(Thin Filer)’를 겨냥한다. 김 리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부업으로 스마트 스토어를 여는 경우도 늘었다”며 “스마트 스토어의 경우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이 많이 도전하는 만큼 씬파일러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의 60~70%가 20·30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씬파일러로 분류된 1271만명 중 500만명이 20·30대일 정도로 이들의 은행 대출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밝힌 씬파일러에 대한 대출 승인율은 52%였다. 평균 대출 금액은 2500만원이었고, 대출 금리는 연 5.5% 수준이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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