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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포츠 비리 잡겠다더니…스포츠윤리센터 채용 비리 의혹

중앙일보 2021.01.21 05:00
체육인 인권보호와 스포츠비리 근절을 위한 전담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가 지난해 8월 5일 업무를 시작했다. 뉴스1

체육인 인권보호와 스포츠비리 근절을 위한 전담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가 지난해 8월 5일 업무를 시작했다. 뉴스1

체육계 인권 보호와 비리 근절을 위해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가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축이 돼 만든 독립법인인 이곳의 채용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노조 “불공정 채용 정황”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 뉴스1

스포츠윤리센터바른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지난달 28일 시작된 ‘2020년 제2차 스포츠윤리센터 직원 공개경쟁 채용’에서 부정 채용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이숙진 센터 이사장에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채용에서 기획재정부·인사혁신처의 채용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스포츠윤리센터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설치됐으며, 센터 예산 전액(40여억원)을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보조금·지원금으로 충당하는 법인인 만큼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적용받는 인사운영 관련 지침을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채용에서도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가 있어야 했는데, 채용 과정을 관리·감독할 기구 없이 채용이 진행됐다”고 했다.
 
노조 측은 또 “팀장 등 실무진도 이번 채용에 대해 공고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이 센터장과 몇몇 측근이 모여 은밀하게 채용 계획을 수립·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깜깜이’ 채용을 통해 이 센터장이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채용 절차는 지난 18일 면접 전형을 마친 상태다. 노조는 이 센터장이 전형 도중 면접위원단을 변경하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채용 관련 의혹 제기가 있던 건 맞다. 변경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면접위원을 무작위로 선발하는 등 원안대로 채용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 연루 실장 관련 의혹도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스포츠윤리센터 A 실장 관련 의혹. 사진 김예지 의원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스포츠윤리센터 A 실장 관련 의혹. 사진 김예지 의원실

노조 측은 지난해 6월 센터 고위간부 A실장의 채용 과정에 대한 의혹도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안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26일 국회 국감에서 “A 실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사이인 한인섭 서울대 교수의 제자로, 한 교수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으로 재직하며 조 전 장관 딸의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해줄 당시 센터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다”고 주장하면서 A실장의 인맥과 센터 채용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A 실장이 스포츠 인권 관련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A 실장이 ‘이너써클’의 수혜자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스포츠윤리센터 채용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A 실장에 대한 검증을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이 센터장이 수개월째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감사실에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문제가 있다면) 내부적으로 조치를 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숙진 센터장 “신뢰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센터장). 뉴스1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센터장). 뉴스1

이에 대해 이숙진 센터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 18일 서울 충정로에 있는 스포츠윤리센터 사무실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문체부 채용 가능 인원에 따라 인원이 필요하다 판단해 채용을 진행했던 것”이라며 “채용에 관여하려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면접위원을 변경해 자신에게 유리한 채용을 진행하려 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선 “센터 내 내부 응시자가 있다는 걸 파악해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면접위원단을 조정하려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가성 채용 의혹이 불거진 A실장과 관련해선 “부임 전 있던 일이라 나와는 무관하다. 문체부 등이 해결해줄 문제라 생각한다. 관련 의혹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채용은 더욱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이 센터장은 “여성인권 전문가로서 체육계 내 산적한 많은 문제 해결을 위해 센터의 역량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또 “센터 내 갈등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관련 기관에 철저히 소명하고 있다. 센터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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