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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9위 밀린 LG폰, 구조조정에 철수설 증폭

중앙일보 2021.01.21 00:03 경제 1면 지면보기
LG그룹이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5년 LG정보통신이 ‘화통’을 내놓으면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00년 LG정보통신이 LG전자에 흡수되면서 탄생했다. 한때 ‘초콜릿폰’과 ‘샤인폰’ ‘프라다폰’ 등이 큰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6년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G5’가 실패하면서 조 단위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접나
롤러블폰 호평에도 판매는 한계
가전·모빌리티에 스마트폰 핵심
매각·철수보다 ODM 확대 관측도
권봉석 사장 “경쟁력 판단할 시점
고용은 유지,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 스마트폰은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판매량 800만 대, 점유율 2.2%에 그쳤다. 세계 순위가 9위로 중국 오포·비보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엔 ‘벨벳’ ‘윙’ 등을 내놓았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G시리즈를 포기한 데 대해 “잦은 브랜드 변경이 악재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자구책으로 경기도 평택의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옮기고, 최근 6년간 사업부 수장을 4차례 교체하는 등 처방을 내놨지만 효과가 없었다.

 
LG스마트폰매출과영업이익.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LG스마트폰매출과영업이익.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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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서 화면을 돌돌 말아 올리는 형태의 ‘롤러블폰’ 영상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으나, 이는 기술력을 자랑하는 것이지 판매량은 30만~50만 대일 것으로 평가된다.

 
모바일업계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매각·철수설이 끊이질 않았다. 2015년에는 ‘구글이 LG 스마트폰 사업부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퍼져나가 곤욕을 치렀다. 이때마다 LG전자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해왔다.

 
이번 매각 검토설은 연초에 LG전자가 MC사업부 역할을 줄이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LG전자는 연구인력을 대폭 줄이고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원가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권봉석 LG전자 사장(CEO)의 메시지를 통해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했다.

 
20일 LG전자 주가

20일 LG전자 주가

스마트폰 사업의 운영 방향을 재검토한다는 결정에는 구광모 ㈜LG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2018년 취임 후부터 신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LG전자가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 설립이 대표적이다.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같은 적자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재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겠다는 (구 대표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스마트폰 사업을 어떻게든 효율화하겠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을 유지한다는 원칙은 분명히 했다. 한때 5000명이 넘었던 MC본부 임직원은 현재 3700명 수준이다. 권봉석 사장은 이날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故) 구본무 회장은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언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며 “이번 CEO 메시지는 고용 유지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전자가 MC사업을 전면 포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5세대(5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가전·모빌리티가 연결될 때 스마트폰이 핵심 역할을 한다. 일부에선 MC사업 매각이나 철수보다는 ODM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는 플랫폼·자동차 등 비(非)스마트폰 사업자에게 사업부를 매각한 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해도 스마트폰은 ‘가전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해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2.84%(1만9000원) 오른 16만7000원에 마감했다. 역대 최고가로, 시가총액이 27조3292억원으로 늘어났다.

 
박형수·김경진·권유진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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