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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도 하니 검사도 한다? 김학의 출금, 생뚱맞은 秋 해명

중앙일보 2021.01.20 05:00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논란이 퇴임을 앞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에도 논란의 핵심은 취임 후 줄곧 그를 따라다녔던 적법 절차의 문제다.
 

불법 출금 의혹 秋 해명에…"어떻게 그런 해명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중앙포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중앙포토]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관련 의혹은 ▶2019년 3월 23일 법무부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출금 시도 과정에서 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가짜 사건번호를 기재한 긴급출금 요청서와 승인요청서를 냈고 ▶법무부가 이를 알면서도 승인해 절차적 위법성을 저질렀다는 게 골자다.
 
법무부는 지난 12일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긴급 출국금지의 일부 절차와 관련한 논란은 출입국관리법상 법무부 장관에게 직권으로 출국금지를 하는 권한이 부여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출국금지 자체의 적법성과 상당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부차적인 논란”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이 직권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수사기관(검사)의 요청으로 출금했다고 하더라도 부적법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직권으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금지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도 ‘그럴 수 있었다’는 가정 아래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의혹 제기 자체를 평가절하한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일 통화에서 “장관이 직권으로 할 수 있으니 검사도 직권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이냐”며 “어떻게 해서 그런 해명을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검찰 인사 때는 '총장 협의' 패싱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추 장관 재임 1년 내내 법무부를 따라다녔다. 추 장관은 지난해 1월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협의 절차를 사실상 건너뛰어 ‘총장 패싱’ 논란을 불렀다.
 
당시 검찰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에 관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검찰청법 34조)는 규정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협의’로 해석했다. 하지만 추 장관의 생각은 “‘협의’가 아니고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2019년 12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이었다.
 
추 장관의 후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과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 지난 4일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정말로 좋은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장관은 제청권자고, 총장과 ‘협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처리 방향과 관련해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자, 추 장관은 이를 중단토록 지휘해 제동을 걸며 절차 시비가 일었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연루된 사건이기에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추 장관)는 게 수사지휘권 발동의 배경이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지난해 10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자문단 회부는 전적으로 총장의 권한이고, 일선(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사이에 서로 법리상 증거 상 이론이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라고 자문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여러 가지 다른 방식이 있는데, 제가 무슨 불신받을 일을 했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절차에 따른 걸 두고서 추 장관이 심증만으로 막아섰다는 취지다.
 

尹 징계도 절차 무시하다 무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으로 무산된 건 추 장관 재임 기간 나온 ‘절차 패싱’ 지적의 하이라이트였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회의를 앞둔 지난해 12월 3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절차적 정당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법무부 징계위는 재적 위원 7명 중 과반을 겨우 충족한 4명의 위원으로만 회의를 진행하다 결국 윤 총장 측의 징계위원 기피 신청을 의결할 때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무효’ 결정을 받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 조처가 과거에는 음지에서 몰래 이뤄졌다면 지금은 공개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다 보니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이 나타났다고 본다”면서도 “최근 지적된 여러 문제에 대해선 제도적 보완을 통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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