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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월성 경제성 낮춘 이도, 자료 지운 이도 면책 신청했다

중앙일보 2021.01.20 05:00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에 이어 전영택 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기획부사장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과정에서 적극행정 면책을 신청했지만 감사원이 거부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적극행정 면책(이하 면책)은 공무 수행 중 불가피하게 발생한 잘못에 대한 책임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잘 실행되도록 감사원에 협조를 구하겠다”(2019년 1월)고 말한 적도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적극행정면책 신청·처리 현황’에 따르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지난해 총 6차례 면책 신청이 들어왔는데 감사원은 전부 인정하지 않았다.
 
기관별로 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3건(2020년 3월 25일 신청), 한국가스공사 2건(7월 31일, 8월 4일), 인천 연료전지 1건(7월 6일)이었다. 정 의원은 연료전지가 월성 1호기 감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면책 신청을 한 배경을 추가 질의했다. 이에 연료전지 측은 대주주인 한수원을 통해 “법인(인천 연료전지)은 감사원에 적극행정면책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서면 답변했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영택 대표이사가 이전 회사(한수원, 2012년 9월~2018년 7월)에서의 근무 관련 개인 자격으로 감사원에 적극행정 면책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음.”
 
한수원에서 기획부사장 겸 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8년 10월 인천 연료전지 사장으로 취임해 현재 재직 중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오종택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오종택 기자

 
그는 한수원 부사장 시절인 2018년 5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수치를 회계 법인의 초안보다 낮추도록 의견을 낸 것으로 지목(감사원 자료)돼 감사를 받았는데, 그가 면책 신청을 한 시기(2020년 7월 6일)는 자신을 비롯한 한수원과 산업부·청와대 관계자 등에 대한 감사가 한창이던 때다. 이후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20일 “원전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되었다”고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전 전 부사장 등에게 면책 불인정을 통보했다.
 
면책을 신청한 6건 중에는 채희봉(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있다. 지난해 두 차례 면책을 신청했지만 거부됐다. 또 면책을 신청한 산업부 공무원 중에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 과정에서 자료 530개를 삭제하고 이를 지시한 산업부 직원도 있었는데 이들 역시 면책되지 않았다.
 
야당은 이 같은 면책 신청에 대해 “위법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감사원에 면책 신청을 한 건 무리한 원전 폐쇄에 위법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결국 위법행위에 가담했던 자신들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미리 면책을 신청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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