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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윌리엄스-수베로 극과 극 대결

중앙일보 2021.01.19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윌리엄스 KIA 감독(左), 수베로 한화 감독(右)

윌리엄스 KIA 감독(左), 수베로 한화 감독(右)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최초로 ‘외국인 감독 2인 시대’가 열린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56) 감독과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올 시즌 나란히 KBO리그 더그아웃을 지킨다. 윌리엄스 감독은 7일, 수베로 감독은 11일 각각 입국해 2주 자가격리 중이다.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국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첫 시즌을 맞는 수베로 감독은 온 가족과 함께 대전으로 이사했다.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 힐만(전 SK 와이번스) 등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감독 중 아내, 아들, 딸 등 가족 모두를 데리고 온 건 수베로 감독이 처음이다. 한화 구단은 대전 시내 한 아파트에 수베로 감독 가족 거처를 마련했다.
 
두 감독은 여러모로 상반된 경력을 지녔다. 윌리엄스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MLB)에서 다섯 차례 올스타로 뽑혔다. 월드시리즈(WS)에서도 우승했고,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도 수상했다. 은퇴 후엔 MLB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아 통산 179승을 올렸다. KBO리그 역대 사령탑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 시절을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2001년부터 15년간 마이너리그팀 감독을 맡아 유망주 발굴과 선수 육성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MLB 밀워키 브루어스 내야 코치를 맡아 리빌딩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거쳤다.
 
두 팀이 외국인 감독을 선택한 이유와 방향성은 이와 같은 두 사람의 선수 및 지도자로서 경력과 스타일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KIA는 2017년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이다. 2019년을 7위로 마친 뒤 ‘포스트시즌 복귀’를 목표로 삼았다. 도약을 위해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엔 승률 5할(73승 71패)을 넘겼고,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했다.
 
한화는 1999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KS에서 우승했다. 2010년 이래 항상 약팀이다. 특히 최하위로 끝난 지난 시즌은 팀 안팎으로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프런트부터 선수단까지 대대적인 개혁을 마치고 ‘환골탈태’를 목표로 삼았다. 수베로 감독의 임기 3년 동안 팀 육성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통점이 거의 없는 두 감독. 그래도 이방인의 애환을 나눌 동료가 생긴 건 서로 기뻐할 일이다. 특히 수베로 감독에게는 먼저 KBO리그에 자리 잡은 윌리엄스 감독이 큰 힘이 될 거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수베로와 친분이 깊지는 않지만, 서로 아는 사이다. 앞으로 한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시간이 올 것”이라며 반겼다.
 
지난해 윌리엄스 감독은 이른바 ‘와인 투어’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별히 제작한 케이스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을 넣어 9개 구단 감독에게 선물했다. 그러자 다른 감독들도 소곡주, 감와인, 인삼주, 모주 등으로 답례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소중한 추억이었다. 올해도 비슷한 이벤트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베로 감독이 윌리엄스 감독의 이벤트에 어떻게 화답할지 벌써 궁금하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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